불나면 무더기 인명피해..스프링클러 설치한 종합병원 38% 불과

설치 비율, 병원 44%·한방병원 37%·치과병원 34%에 그쳐

지난 2018년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국과수 현장감식 관계자들이 세종병원 화재사고 현장감식을 하고 있는 모습/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스프링클러를 설치한 병원급 의료기관이 전체 3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예방을 위해 반드시 설치해야 할 안전 조치를 병원급 의료기관 10곳 중 6곳이 지키지 않은 것이다.

스프링클러는 화재가 발생하면 천장에 설치한 파이프로부터 물을 자동 분출해 건물 화재를 예방하는 장비를 말한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스프링클러 설치 비율은 38%에 불과했다.

의료기관 형태로는 종합병원은 359곳 중 135곳으로 38%에 그쳤다. 병원은 1484곳 중 652곳으로 44%, 한방병원 333곳 중 124곳으로 37%, 치과병원은 237곳 중 81곳으로 34%에 그쳤다.

현재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소방시설법 시행령에 따라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는 2018년 1월 발생한 밀양세종병원 화재가 영향을 미쳤다. 당시 화재로 인해 37명이 숨졌다. 또 중상 9명, 경상 138명, 퇴원 4명 등 총 188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개정된 '소방시설법 시행령'에 따라 건축이 완료된 병원은 올해 8월 31일까지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는 비율은 한참 낮았다.

의료기관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스프링클러 설치를 완료하지 못하자, 소방당국은 유예기간을 4년 연장해 2026년 8월 31일까지 연장했다.

조명희 의원은 "의료시설 화재는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복지부는 안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