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는 어쩌다 '갓뚜기'로 불리게 됐을까[브랜드의탄생]

류선우 기자 2022. 9. 1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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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를 창업한 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북한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할아버지부터 아버지까지 집안 대대로 크게 사업을 했는데요. 광복 이후 이념 대립이 극심해지면서 북한에서 사업가는 악한 지주계급으로 몰렸습니다. 계속 있다가는 사업은커녕 가족 전체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죠.

이에 함 회장 아버지가 먼저 남한으로 내려와 부산에 자리를 잡았고 함 회장도 형제들과 뒤따라 내려오게 됩니다. 이후 함 회장이 대학을 졸업할 때쯤 아버지가 조흥화학 공업주식회사라는 식품회사를 차립니다. 사카린 같은 식품 첨가물 등을 주로 만들어 파는 곳이었죠.
 

함 회장은 여기에 들어가서 식품 사업과 경영에 대한 전반을 배웁니다. 현재 우리가 아는 오뚜기의 트레이드 마크, 웃고 있는 어린이 로고도 함 회장이 기획실에 있을 때 주도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함 회장이 상품 기획차 일본을 방문한 어느 날, 당시 일본에서 유행하던 카레를 접하게 됩니다. 그걸 보고 '매운 걸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는 밥에다 부어 먹으면 딱 맞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카레에 완전히 꽂힌 그는 일본에서 직접 레시피를 배워와서 귀국하자마자 카레를 만들기 시작하는데요. 하지만 1968년 세상에 처음 선보인 카레는 시장에서 외면받았어요.
 

그때 조흥은 '뉴슈가' 라는 감미료로 한창 잘나가고 있었습니다. 회사 내부에서는 잘나가는 상품을 두고 낯설고 반응도 안 좋은 카레를 굳이 왜 계속 팔아야 하냐는 분위기였죠. 함 회장은 아버지 회사에서 독립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아버지 회사에 사직서를 내면서 그가 요구한 건 두 가지였습니다. 카레라는 본인의 아이템과 오뚜기 상표입니다. 그렇게 조흥에서 마음 맞던 직원 몇 몇을 데리고 나온 함 회장은 1969년 5월, 즉석 분말 카레 상품을 선보이면서 사업의 첫발을 뗍니다.  창립 아이템 오뚜기와 함께 시작한 초기 회사 이름은 풍림상사였습니다.

카레라는 낯선 음식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함 회장은 여러 새로운 마케팅 방식을 시도합니다. 영업사원들이 거래처를 직접 방문해 제품 진열까지 돕고 소비자랑 가까이서 대면하는 루트세일 이란 방식을 도입하고요. 시식 판매 제도를 도입해 제품을 직접  맛보게 하는가 하면, 영업용 차량에 오뚜기 마크를 붙이고 다니게도 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카레에 낯을 가리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알린 다음 1981년에는 가정 간편 식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 3분 카레'를 내놓습니다. 3분 요리로 오뚜기는 간편식 시장의 포문을 연  동시에 본격적으로 국민 브랜드 반열에 오르게 되죠.

오뚜기는 국내 기업으로는 드물게 욕보다는 칭찬을 더 많이 듣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온갖 미담 덕분에 착한  기업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된 건데요. 오뚜기가 어떻게 이런 이미지를 얻게 됐는지, 앞으로의 과제는 뭔지 남은 이야기는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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