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풍'·'환혼'..시즌제 택한 요즘 드라마
어제 '오징어 게임' 시즌9 봤거든요. 전통놀이 1라운드가 할리갈리고요, 2라운드가 지구방위대 챌린지인데 이정재씨가 타이밍을 못 맞췄어요.
코미디언 박진호가 2032년의 소개팅을 콘셉트로 만든 유튜브 콘텐츠에서 소개팅녀에게 한 말이다. 소개팅녀로 등장한 이가은은 'D.P.' 시즌8 속 정해인이 국방부 장관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이 작품들은 시즌2로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요즘 드라마의 뒤에 따라오는 시즌이라는 단어를 어색하게 느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시즌제는 안방극장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배우 김고은은 지난 6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유미의 세포들 시즌2' 제작발표회를 찾았을 당시 "시즌제 드라마는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도깨비', 영화 '차이나타운' '유열의 음악앨범' 등 여러 작품에서 활약해왔지만 그에게 시즌2는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를 만나기 전까지 어색하게 느껴지는 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즌제 드라마가 매우 흔해졌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D.P.' 를 비롯해 히트작 '지금 우리 학교는' '스위트홈'까지 시즌2를 선보인다. 지난 6일 종영한 tvN 드라마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은 내년 1월에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온다. 지난달 막을 내린 '환혼'은 이보다 조금 이른 시기인 오는 12월 두 번째 파트를 공개한다. 시즌제가 낯설지 않아진 만큼 대중 역시 잘 만든 작품을 만나면 속편을 요구하는 추세다.
시즌제 드라마, 다 같은 형태가 아니다
시즌제에도 종류가 있다. 큼직한 모든 위기들을 해소한 채 외전 느낌으로 다음 이야기를 시작하는 드라마가 있고 새로운 위기가 시작되는 부분에서 첫 시즌을 마무리하는 작품도 있다. 전자로는 '오징어 게임'이 대표적이다. '오징어 게임' 첫 번째 이야기는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의 승자가 정해진 뒤 끝났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과 '환혼'은 후자에 속한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의 유세풍(김민재)은 누명을 벗는데 성공했지만 시즌1 극 말미 군사들이 그를 찾아와 "주상 전하의 명을 받들라"고 말하며 묘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환혼'은 무덕이(정소민)와 장욱(이재욱)의 로맨스가 이어지면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다. 진무(조재윤)의 조종 때문에 무덕이는 장욱을 칼로 찔렀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과 '환혼'은 애초에 시즌제를 염두에 뒀던 작품들이다. 스토리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했던 셈이다. 박원국 감독은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제작발표회를 찾았을 때 "조선시대에도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한 명이 아니었을 거다. 그 마음을 위로하는 이야기라서 시즌제로 만들기 상당히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즌제를 기획한 이유를 밝혔다. '환혼' 박준화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에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다고 설명하며 "작가님들께서 잘하시는 티키타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더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넣고 싶었다"고 작품을 파트1과 2로 나누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물론 위기가 찾아온 가운데 마무리되는 첫 이야기는 때때로 "애매한 곳에서 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과 '환혼'의 경우 앞서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했고 이야기가 시즌1과 2로 나뉘어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기에 이러한 비판에서 예외가 됐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은 유세풍의 누명 벗기라는 과제를, '환혼'은 무덕이와 장욱의 관계 발전을 시즌1에서 해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겼다. 새로운 위기는 오히려 시즌2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
두 작품의 새로운 시즌은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까.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측 제작진은 본지에 이에 대해 귀띔했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측 제작진은 "시즌1이 유세풍의 성장에 방점을 뒀다면 시즌2에서는 유세풍과 서은우(김향기)의 로맨스 서사가 더 펼쳐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환혼' 측 제작진은 "파트2에서는 새로운 관계와 성장한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을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요즘 드라마들의 이어질 이야기에도 기대가 모인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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