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北훈련한다고 韓 긴장하나'..대만, 잇단 中위협에 평온 속 긴장감
일국양제 '홍콩' 무산되는 모습 보며 中에 대한 신뢰도 없어져
(타이베이=뉴스1) 김정률 기자 = 불과 한 달 전 중국의 대규모 군사 훈련에 한국을 포함한 주요 외신들은 대만해협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연일 보도했다. 하지만 한달 후 만난 대만인들은 중국의 위협은 언제나 있었다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뉴스1이 현지에서 만난 대만인들은 "중국의 위협" 혹은 "양안(중국·대만) 긴장 고조"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실제 대만 국립대에서는 축제가 열리고, 대만 주요 번화가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만 사범대 연수생(进修生) 과정에 재학 중인 27세의 황씨는 중국이 군사행동이 위협적이냐고 묻자 "사실 큰 관심이 없었다"며 "신문을 보고나서야 알았다"고 했다.
이런 반응은 국민당 정부가 1949년 국공내전 이후 마오쩌둥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에 패해 대만으로 거점을 옮긴지 이미 70년이 넘어선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1954년, 1958년, 1995년 등 총 3차례 대만해협 위기를 겪었다. 한국 국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였다.
연령대를 떠나 대만인들 대부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만 통일' 발언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진짜 대만 통일을 하고 싶었다면 진작에 할 수 있었지 이렇게까지 시간을 끌 일이 아니었다는 이유에서다.
택시 운전을 하는 67세의 천씨는 중국의 위협은 "단지 겁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이 대만을 점령할 생각이었다면 진작에 하고도 남았다. 중국은 10월에 20차 당대회가 있지 않냐, 그걸 앞두고 시진핑이 (대만 통일 주장을) 앞세우려는 것"이라고 했다.
천씨는 대만의 군사 역량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대만에는 최신의 무기들이 숨겨져 있다"며 "그 무기들은 직접 베이징과 상하이를 타격할 수 있다"고 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26세의 양씨도 "만약 중국이 침략을 하고자하면 그들의 힘은 충분하다"며 "침략을 할지 안할지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양씨는 다만 중국의 군사 훈련에 대해서는 "당시 약간의 긴장감이 있었다"며 "개인적으로는 개의치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결국 전쟁의 목적은 돈이 아니겠냐"며 "중국은 돈이 아닌 다른 방식, 즉 무역과 경제 등을 통해 충분히 (대만을) 위협할 수 있다. 그들은 진짜 싸울 필요가 없다"고 했다.
다만 양씨는 "하지만 대만에 평화의 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의 평화는 결국 통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택시 운전을 하는 50대 구씨는 "중국과 대만의 체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일은 결국 체제가 같아야 하지만 대만인들은 중국 공산당의 체제 하에서 살고 싶지 않아한다"고 했다.
헌책방을 운영하는 51세의 한 남성은 "북한이 군사훈련을 한다고 한국 사람들이 긴장하느냐"며 "아마도 아닐 것이다. 우리도 그렇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고 했다.
중국의 침공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때 젊은층과 노년층의 반응은 확연히 엇갈렸다.
대만 국립대에 재학 중인 18세의 정씨는 "중국은 군사훈련을 상시적으로 하고 있어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씨는 전쟁이 일어날 경우 참전 여부에 대해 "(입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일단 무기 사용법도 모른다.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와 같은 지식분자는 후방에서 할 일이 있다. 목숨을 잃기 싫다"고 했다.
정씨는 "차이 총통의 정책에 대해 비교적 만족한다"면서도 "민진당(집권당)은 친미·반중 정책으로 이런 것도 좋지만 중국을 너무 자극하면 대만이 경제적인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량씨도 참전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전한 사실을 안다면서도 "나와 가족의 목숨이 제일 중요하다. 내가 왜 목숨을 희생해야 하느냐"고 했다.
량씨는 자신은 대만 독립론자도, 통일지자자도 아닌 현상 유지파라고 설명하며 중국의 경제성장 이후 대만은 많은 분야에서 중국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대만 사람들은 스스로 노력해야지 모든 것을 중국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고 했다.
하지만 60대 택시기사인 천씨는 "중국이 대만을 침략한다면 나는 참전할 것"이라며 "내 아들은 41살로 나와 같은 생각이다. 우크라이나도 있지 않느냐"고 했다.
50대의 헌책방 주인은 "현재 20대들은 중국에 대한 적의가 거의 없다"며 "이들은 대만에서 태어났고, 교육도 그렇게 받았다. 나와 같은 사람이나 반공 교육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대만 인들이 중국에 적의가 있다면 그것은 홍콩식 모델 때문일 것"이라며 "중국은 일국양제라고 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홍콩은 선거도 없고 민주주의도 없다. 중국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 것"이라고 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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