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내주 美·日과 외교전 돌입..IRA·반도체·과거사 등 현안 산적

김문관 기자 2022. 9.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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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세일즈 외교, 첨단산업의 공급망 강화, 과학기술과 미래 성장 산업의 협력 기반 구축에 주력"
김건희 여사도 동행
순방 후 최근 30%대로 올라온 지지율 영향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18일부터 5박 7일간 유엔총회 순방을 계기로 미국과 일본 정상을 만나 본격적인 외교전에 돌입한다. 대외적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가질 전망인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반도체·과학법 등의 현안과,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다. 대내적으로는 김건희 여사도 일부 일정에 동행하는 것과 관련, 순방 직전 30%대를 회복한 지지율에 순방이 미칠 지지율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며 대화하고 있는 모습. /뉴스1

◇4개월 만 바이든과 정상회담 하는 尹...IRA, 반도체·과학법 등 해결 실마리 나올까

18일 대통령실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7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다.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 5월 21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으로 서울에서 양국 정상이 만난 후 약 4개월 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한미 양국은 양자 회담을 하기로 일찌감치 서로 합의해놓고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30분 한 시간동안 얼굴을 마주 보고 진행하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회담 의제를 미리 정해놓고 만나지는 않지만, 지난 정상회담 이후 실무 차원에서 관계 부처가 발전시켜온 이행방안을 구체화하고 보다 중요한 문제는 정상이 다시 식별해 공감대를 이루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양자 회담에서 국내 자동차산업에 큰 피해가 예상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문제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최대 약 1000만원(7500달러)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대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상회담에서 IRA 문제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미국의 반도체·과학법 역시 미국의 세액공제 지원을 받은 기업이 중국 내 공장을 짓거나 설비 투자를 확대할 경우, 보조금을 회수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중국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가동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회수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 우선주의’ 조항을 추가했다. 이는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두 미국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외에서 이뤄지던 위탁생산을 겨냥한 조치로 평가된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과 관련,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세일즈 외교, 첨단산업의 공급망 강화, 과학기술과 미래 성장 산업의 협력기반 구축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미 통화스와프 논의 가능성’에 대해 “지난 5월 회담에서 외환시장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하고 재무장관 회의도 있었던 데다, 공통 관심사”라며 “자연스러운 논의가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정상회담이 끝난 뒤 보고드리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

◇기시다 총리와 첫 한일정상회담 추진...강제동원·위안부 등 과거사 해결 실마리 찾을까

아울러 이번 유엔총회에선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도 추진되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담 등을 포함해 기시다 총리와 세 차례 조우했다. 그러나 양자 회담을 갖는 건 이번이 취임 후 처음이다. 한일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고(故)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양자 회담을 한 이후 2년 10개월 만이기도 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일제의 강제동원(강제징용) 등 현안들은 한국이 자체적으로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일본과도 내밀하게 의견을 주고받고 있어 정상이 갑자기 만나서 물어볼 필요도 없는 상황에서 만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양국은 여전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 등 과거사 현안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어 정상회담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한편,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 후 캐나다를 방문해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등 경제 안보 공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캐나다는 제2의 광물자원 공급국이자 리튬, 니켈, 코발트 등 2차전지와 전기차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생산국이며 인공지능(AI) 기술 산업발전 및 혁신도 주도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은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경제 안보 강화를 위한 공조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 나토 정상회담에서 마련된 캐나다와의 정상회담에서 형성된 양국의 관계 발전 방안 공감대를 바탕으로 내년 수교 60주년을 맞이해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심화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순방 사진.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도 일부 일정 동행...30%대로 올라온 지지율 영향도 주목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이번 순방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 최근 약 2개월 만에 20%대를 벗어나 30%대로 올라온 윤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세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지난 15일 “김건희 여사는 이번 순방 중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 리셉션과 동포간담회 등 정상 부부 동반 외교 일정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이 밖의 여사 일정은 현재 확정되지 않았지만, 확정된다면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동포 간담회를 하고 21일엔 바이든 대통령 주재로 미 자연사 박물관에서 열리는 리셉션에 참석하는데, 이 자리에 김 여사가 동행하는 것이다.

김 여사는 이에 앞서 19일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도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부가 함께 예의를 갖춰 추모의 뜻을 보내는 것이 훨씬 더 의미 있겠다 생각해서 동행하시는 것”이라며 “여왕의 추도식에는 각국 정상들이 사정에 따라 부부 동반으로 추모행렬에 가는 나라도 있고 단독으로 오는 나라도 있다”고 전했다.

앞서 대통령실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아내 신모씨는 민간인 신분으로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에 동행해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다가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대통령실은 신씨에 대해 “해외 경험이 풍부하고 영어에 능통하다. 주로 하는 일이 국제교류 행사 기획”이라며 “우리가 기획한 행사에 전체적으로 관여하고 사전 답사도 하는 업무를 맡기기 위해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직책도 없는 일반인이 나토 방문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하고, 경호상 기밀 사항인 김건희 여사 일정과 의전을 확인하는 등 제2부속실 역할을 수행한 사실까지 확인 보도됐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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