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 매장부터 전자상거래까지..나이키 날개 된 'D2C'

김상희 기자 2022. 9.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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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톡 스캐너 #10 - "나이키"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1678억 달러, 우리 돈 233조 원으로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순위 60위(15일 기준)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주가가 심상치 않다. 나이키 주가는 지난해 11월 초 17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올해 7월에는 101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과 이어진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나이키 등 소매 브랜드들이 직접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본다.

결제·핀테크 전문 정보 플랫폼 PYMNTS는 "휘발유 등 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1980년대 이후로는 볼 수 없었던 수준까지 치솟는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허리띠 졸라매는 소비자들이 최신 유행 운동화 한 켤레에 150달러 이상을 지불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고 나이키의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처럼 대외 여건이 좋지 않고 시장도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지만, 나이키는 지난 6월 2022 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5% 증가한 467억 달러의 수익을 발표하며 다른 소비재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업계에서는 나이키의 지난 몇 년의 변화에 주목한다. 나이키의 직접 판매(D2C, Direct-to-Consumer)와 디지털 강화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나이키는 앞서 2017년 직접 판매 강화를 선언했다. 그동안 나이키 매장뿐 아니라 백화점, 신발 전문 매장, 스포츠 용품 매장, 온라인 오픈마켓 등 다양한 채널에서 나이키 제품 구매가 가능했지만 이러한 유통 채널을 정리해 소비자들에게 나이키가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비중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2011년 나이키 브랜드 매출의 약 84%를 차지했던 직접 판매가 아닌 도·소매 채널 판매 비중이 2021년에는 61%로 줄었다.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가 기업 가치 증대로
D2C는 기업이 전통적인 매장이나 다른 중간 상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제품을 직접 구매자에게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D2C는 정착이 될 경우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전체 유통 흐름의 전과정을 제조업체가 도·소매점에 대한 의존을 낮추고 제조, 마케팅, 유통 등 전반에 걸쳐 통제권을 지닐 수 있다.

또 기존 도·소매 채널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고 팝업 스토어 등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 직접 판매는 도매 유통 대비 약 10~15%, 소매업체와 비교해서는 약 15~4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 NYC/사진=나이키 홈페이지

특히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점이 D2C에 큰 강점이다.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거나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고객 데이터에 직접 접근할 수 있어 신제품 출시, 프로모션 등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고, 고객으로부터 필터링 되지 않은 피드백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제품군을 갖추는 것도 유리해, 나이키의 주요 도매 파트너인 JD 스포츠에서는 온라인에서 약 1700개의 나이키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반해 나이키 웹사이트에서는 5600개 이상의 제품을 전시해 판매한다.

물론 이러한 장점에도 아무 기업이나 D2C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키와 같은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비롯해 기존 유통 방식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고, 전사적인 사고의 전환과 D2C에 적합한 파트너십 구축 등의 작업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D2C 최적화 매장 연이어 개장…전자상거래도 성과
나이키는 D2C를 강화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 다양한 콘셉트로 꾸민 나이키 매장을 선보였다. 지역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지만 각 매장의 공통적인 점은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 고객 경험을 높였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뉴욕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최고 수준 매장) '하우스 오브 이노베이션 000'이다.

하우스 오브 이노베이션 000에는 디지털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나이키 '숍 더 룩' 서비스/사진 =나이키 홈페이지

'나이키 스피드 숍'은 나이키 앱을 통해 미리 구매한 제품을 매장 보관함에서 찾을 수 있는 서비스다. '나이키 엑스퍼트 스튜디오'는 신발 재료부터 무늬, 자수, 패치 등의 장식까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해 세상에 하나뿐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개인화) 서비스다. '숍 더 룩'은 매장 내 마네킹의 코드를 스캔해 해당 품목을 검색하고 사이즈 재고 확인까지 가능한 서비스이며, '나이키 인스턴트 체크아웃'은 줄을 서지 않고 나이키 앱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플래그십인 하우스 오브 이노베이션 000 외에도 나이키는 세계 주요 도시에 나이키 라이브, 나이키 라이즈, 나이키 스타일 등의 매장을 선보였다. 나이키 스타일 콘셉트는 서울에 처음 공개됐다. 이들 매장 역시 나이키 멤버십 회원들을 위한 편의 기능들을 대폭 갖춰 나이키 앱을 통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신속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한편 나이키 직접 판매의 또 다른 한 축인 전자상거래 역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당초 나이키는 2023년까지 전체 매출의 30%를 전자상거래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2년 앞선 지난해 이미 목표를 달성했으며, 올해는 비중이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존 도나호 나이키 최고경영자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로의 소비자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디지털은 소매업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이키의 디지털 전환 전략은 쉽게 따라 할 수 없다"며 "간단히 말해 확장성이 중요하고, 나이키가 이 부분에서 앞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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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기자 ksh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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