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조우진, 또 새롭다..'수리남' 평정한 존재감 [N초점]

장아름 기자 2022. 9.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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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요환 역 황정민(위), 변기태 역 조우진(아래)/넷플릭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드라마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 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은 공개 전부터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이을 대박 주자로 꼽혔다. 영화 한 편을 6회로 나눠 선보인 듯한 퀄리티와 완성도까지 호평을 받으며 공개 이틀 만에 글로벌 순위 8위(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 기준)에 진입했다. 공개 8일째인 15일 기준 3위까지 오르며 2위 '더 크라운'의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수리남'은 '한국 출신 국제 마약왕'이라 불렸던 조봉행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다.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군도: 민란의 시대' '공작' 윤종빈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무엇보다 '수리남'의 큰 기대 요소는 단연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이었다.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유연석 그리고 장첸까지, 영화에서나 볼법한 라인업을 갖춘 드라마였던 만큼 '드림 캐스팅'을 갖춘 드라마로 화제가 됐다. 공개 직후에도 감독의 연출력을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력에도 호평이 쏟아졌고, 그 중에서도 압도적인 화면 장악력을 보여준 황정민과 반전 활약을 남긴 조우진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끌어냈다.

황정민은 극 중 수리남의 실세이자 마약 대부 전요환으로 등장했다. 전요환은 신망 높은 한인교회 목사로 위장해 수리남의 대통령까지 쥐락펴락하며 코카인을 독점 유통하고 있는 희대의 사기꾼이다. 한국에 코카인을 반입하기 위해 주인공 강인구(하정우 분)를 이용해 그를 곤경에 빠뜨리게 되고, 강인구가 몇 달 후 출소해 돌아온 뒤 역으로 큰 사업을 제안하게 되면서 전환점을 맞게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수리남'에서의 황정민의 연기는 평가가 엇갈리는 측면도 있다. '부당거래'(2010)와 '신세계'(2013)부터 '국제시장'(2014) '베테랑'(2015) '히말라야'(2015) '검사외전'(2016) '곡성'(2016) '아수라'(2016) '군함도'(2017) '공작'(2018)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까지 2010년대 한국 영화의 흥행 역사와 궤를 함께해온 배우인 만큼 '수리남'에서의 그의 연기는 주로 전작들과 비교돼 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로 악역이 돋보였던 '부당거래' '신세계' '곡성' '아수라' 등이 비교선상에 놓인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수리남'의 전요환 캐릭터를 다른 어떤 배우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은 찾기 어렵다. 또 그만큼의 독보적인 장악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연기자는 누구일 것인가에 대한 물음도 마찬가지다. 이는 결국 황정민이라는 배우의 가치로도 귀결된다. '수리남'의 대부분의 긴장감은 황정민의 연기에서 나온다. '마약왕' '사기꾼'과 좀처럼 공존할 수 없는 '목사' 캐릭터를 입은 채로 악(惡)의 기운을 다층적으로 뿜어낸다.

특히 전요환은 강인구와 국정원 요원 최창호(박해수 분)를 향한 의심의 끈을 마지막 6회까지 집요하게 놓지 않고 가는 인물로, 시청자들이 그의 반대편에 서 있는 캐릭터들에 더욱 몰입할 수밖에 없는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강인구에 대한 호의와 의심을 오가는 긴장감으로 쉴 새 없이 몰아치면서도, 자신의 충직한 부하들에게도 "사탄 들렸냐?"며 언제든 급변할 수 있는 예측 불가의 감정까지 만들어낸 압도적인 에너지는 그가 오랜 시간 스크린에서 장악하고 증명해온 배우로서의 힘을 또 한 번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요환 역 황정민(위), 변기태 역 조우진(아래)/넷플릭스

'수리남'에서 캐릭터의 팬덤을 만들어낸 이는 조우진이다. 조우진은 극 초반 중국 조직에 몸담았던 조선족 출신의 변기태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변기태는 전요환으로부터 '전도사'로 불리지만 온갖 지저분한 일을 처리하는 충직한 심복으로 등장했다. 전요환의 한마디 한마디에 충심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전요환으로부터 머리채가 잡히고 그 충심을 의심받는 순간에 부들부들 떨다 "매일 같이 회개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박수를 치고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소름 끼치게 만들었다.

특히 조우진은 후반부 극적인 반전으로 단숨에 팬심을 얻었다. 이에 3회에서 보여줬던 능청스러운 파티 춤 장면도 다시금 회자되면서 시청자들 사이 캐릭터의 매력이 더욱 부각됐다.

조우진은 '수리남'을 비롯한 그간의 출연작으로도 새삼 진가가 재조명되고 있다. 그가 대세 배우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내부자들'(2015)의 조상무 캐릭터를 비롯해 '강철비'(2017) '국가부도의 날'(2018) '마약왕'(2018) '돈'(2019) '봉오동 전투'(2019) '그리고 영화 원톱 주연작인 '발신제한'(2021)과 최근작인 '킹메이커'(2022) '외계+인' 1부까지 필모그래피가 회자됐다. 드라마 역시도 '도깨비'(2016) '미스터 션샤인'(2018) 그리고 최근작인 '해피니스'(2021)까지 자기복제가 없는 활약상과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이 재조명됐다.

배우들 대부분은 다작을 하면서 내공도 쌓이지만, 톤과 습관, 버릇이 겹칠 수밖에 없는 연기에 대한 고민도 안고 있다. 다작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증명해야 하면서도, 대중의 냉철한 평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직업이다. 이에 다수 배우들은 자신들의 연기가 캐릭터로 기억되는 것이 연기자로서 최상의 결과이자 호평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 측면에서 황정민과 조우진은 전요환으로, 그리고 변기태로 불리거나 각인되면서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수리남'에서 두 캐릭터로 강렬하게 각인된 이들 배우를 향한 호평이 타당한 이유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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