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아무나 하나' 인터넷기자의 좌충우돌 컴바인 체험기
17일 논현동 KBL 트레이닝센터에서 KBL 최초로 드래프트 컴바인을 팬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2022 KBL DRAFT EXPERIENCE’가 열렸다. KBL은 지난 1일 공식 SNS를 통해 드래프트 컴바인에 참여할 참가자를 모집했다. 처음 실시하는 체험 행사에 100여명의 신청자가 몰렸고, 지원 동기를 통해 엄선된 20명만 체험 행사에 초대됐다.
나를 비롯한 점프볼 인터넷기자들도 현장을 찾았다. 드래프트 컴바인 체험은 1조 최부경(SK), 2조 오재현(SK), 3조 크록스맨을 등 총 3개조로 구성됐다. 체험에 나선 인터넷기자들이 속한 조는 3조. 크록스맨과 함께 하는 조였다.
먼저 프로필 촬영에 이어 신장/체중, 인바디, 윙스팬을 측정했다. 이어 스탠딩 리치 측정 등도 진행했다. 일반인들을 위해 직접 시범을 보여주던 크록스맨은 기록 측정에 앞서 팁도 전수하며 파이팅 넘치게 조원들을 이끌었다. 크록스맨에게 1대1로 맥스 버티컬 점프 팁은 전수받은 나는 매 시도마다 새롭게 기록을 달성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래도 가장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은 건 천장에 닿을 듯한 놀라운 탄력을 보여준 일반인 참가자였다. 점프에 자신있다던 참가자의 탄력을 본 선수들은 그의 실력에 놀란 듯 감탄사를 연발했다. KBL 관계자에 따르면, 이 참가자는 만 19세의 평범한 대학생이다. “피지컬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라며 컴바인 체험을 신청했고, 실제로 범상치 않은 운동능력을 보여줬다.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던 드래프트 컴바인 체험에서 나를 당황시킨 건 ‘Y밸런스’였다. 시범을 보이던 선수들과 먼저 체험을 하는 일반인을 볼 땐 ‘그냥 다리만 뻗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막상 해보니 잘못된 자세로 인해 계속 들리는 말은 “다시!”였고 이에 오기가 생겨 주먹을 쥐고 밸런스 측정에 임했다.
측정을 마친 나는 다리가 너무 떨려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Y밸런스에서는 왼쪽과 오른쪽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기록을 보니 뒤 안쪽과 뒤 바깥쪽의 기록 차이는 1이었다. 주먹을 쥘 정도로 열심히 임했는데 ‘1’이 적힌 기록지를 보고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왔다.
또한 함께 자리에 모여있던 여성 참여자 모두가 마치 알고 지낸 사람들처럼 화기애애했다. 다 같이 참가 신청한 줄 알았는데 다들 처음 보는 사이라는 말이 나를 놀라게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니 한마음 한뜻으로 농구를 좋아해 이 자리에 모인 것.
한 참가자는 “사실 여성 참가자가 별로 없을 것 같아서 걱정했다. 그래도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고, 선수들만 참여할 수 있는 컴바인에 나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맥스 밴치 프레스와 맥스 풀업을 제외하고 내가 마지막으로 참여했던 컴바인은 10야드 스프린트와 3/4코트 스프린트였다. 나름 달리기에 자신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느끼기에도 스피드가 안 나온 것 같아서 한 번 더 뛰고 싶다고 말했다. 같이 참가했던 최서진 인터넷기자도 자진해 한 번 더 뛰었다. 승부욕이 불타오른 우리는 끝만 바라보며 전력 질주했고, 결과는 첫 시도 기록이 더 좋아 두 번째 기록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하하.
승부욕이 발동된 걸까. 오재현은 “도전, 이정현!”이라는 포부와 함께 레인 어질리티에 임했고, 순식간에 코스를 돌파했다. 하지만 최종 기록은 10초 66. 그야말로 간발의 차로 신기록에 실패했다. 모든 힘을 쏟았던 탓일까. 오재현은 잠시 숨을 고른 후 재도전했지만, 오히려 하락한 기록이 나와 쓴웃음을 지으며 돌아섰다.
드래프트 컴바인 체험은 ‘집에 언제가지’라고 생각할 때 끝이 났다. ‘2022 KBL DRAFT EXPERIENCE’ 리포트와 더불어 인증서를 받아든 나는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리포트를 확인했다.
흔히 윙스팬은 키보다 길게 나와야 좋다고 하는데 키보다 3cm 큰 기록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끝으로 KBL에서 기록 비교를 위해 남자 초등학생, 중학생, 대학생, 선수들의 평균 기록을 보여줘 나의 기록과 열심히 비교해보았다. 나는 딱 남자 초등학생 평균 기록을 조금 넘긴 수준이었다. 역시 운동선수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는 걸 느꼈다.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