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몽땅 다 잃었지만 상심 말구려"..유명 소설가 가수도 고백한 도박 중독 [방영덕의 디테일]
"여보 갖고 있는 것을 몽땅 잃었소. 상심하지 말구려. 앞으로는 도둑놈처럼 몰래 빠져나가 도박판에 끼어드는 짓은 하지 않겠소."
그는 그러나 도박에서 손을 떼기는커녕 전 재산을 탕진하고 말았습니다. 이후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앞으로 쓸 작품을 담보로 선금을 받아 챙겨 도박장으로 뛰어간 도스토프옙스키. 그의 소설 '노름꾼'은 사실 이런 자신의 얘기이기도 합니다.
우리 주변 곳곳에는 도박의 유혹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형태 역시 다양합니다. 소싸움부터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 등 국가가 공인한 사행성 오락은 도박성과 중독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대문호도 예외가 아니었죠.
그런데 허가받은 대로 홀덤펍이 건전하게 운영되면 좋으련만, 일부 업소에서 현찰이 오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도심 한복판에서 도박판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2004년 사회적으로 논란을 야기한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가 떠오릅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프라인 사행 산업이 사이버로 옮겨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측은 "2020년 이후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사행 산업 영업이나 매출액이 축소됐다"면서도 "온라인 활동과 콘텐츠 발달로 새로운 사행성 서비스 위험에 불특정 다수가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일례로 최근 모바일을 통해 이용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불법 경마나 불법 스포츠토토 등은 애초에 불법이기 때문에 사이버상에서 성인 인증 없이, 누구나 접속 가능합니다. 미성년인 청소년도 쉽게 접속해 빠져들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 따르면 20·30대 도박 중독 환자는 2017년 776명에서 지난해 1517명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20년 도박 문제로 상담을 받은 내담자 중 2030세대 비율은 66.9%로 나타났고요. 올해 상반기만 보더라도 도박중독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4명중 3명은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로 집계됐는데요. 20·30대 젊은 층에서의 도박중독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청소년기부터 자연스럽게 사행성 게임에 노출이 되고 있고요.
직장인이 돼 돈을 한창 벌어야 할 때 부동산 급등 등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 심화를 느끼며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심리적 영향도 큽니다.
또 우리 사회 곳곳에 퍼진, 인생 역전을 노리는 한탕주의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근래 빚을 내면서까지 주식과 코인 투자에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젊은 층과 도박 중독자들은 심리적으로, 그 증세 측면에서 비슷하다고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측은 설명합니다.
9월 17일, 오늘은 도박중독 추방의 날입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출범한 날을 맞아 매년 도박중독 추방을 위한 행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했습니다.
한때 국민 요정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렸던 그룹 SES 멤버 '슈'(본명 유수영·41)는 이날 도박중독에서 빠져 나온 자신의 회복 경험담을 공유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상습 원정 도박으로 순식간에 인생의 나락을 맛본 그는 이 같은 꼬리표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도박 치료사로서의 새 출발을 예고했는데요. 그런 그가 전달한 핵심 메시지는 이렇게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도박의 또 다른 이름은 '쪽박'이라는 것입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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