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생애 한번 뿐인 기회, 13시간쯤이야"..英 여왕 조문 행렬 열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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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을 이틀 앞둔 17일, 추모객들이 여왕에게 마지막 인사를 고하고자 런던 웨스트민스터홀로 끊임 없이 향하고 있다.
전날 10시께 한 남성은 조문객 줄에서 이탈해 여왕의 관을 만졌고 경찰에 제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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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입장, 6km 떨어진 사우스워크파크까지 이어져.."지금부터 16시간 대기해야"
(런던=뉴스1) 정윤영 기자 =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을 이틀 앞둔 17일, 추모객들이 여왕에게 마지막 인사를 고하고자 런던 웨스트민스터홀로 끊임 없이 향하고 있다. 추모객들은 템즈강변으로 길게 늘어진 대기줄을 따라 섭씨 9도까지 떨어지는 강추위를 견디며 여왕에게 작별 인사를 건넬 순간을 기다렸다.
샐리(60)와 제이드 터너(59) 부부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독일 콜론에서 지인을 방문 중이었는데 그곳에서 처음으로 여왕의 서거 소식을 전해들었다. 다 같이 모여 축구를 시청 중이었는데, 여왕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는 모두가 충격을 받았고 감정에 북받쳐 울기시작했다"면서 "전날 오후 7시30분부터 13시간을 대기한 끝에 여왕에게 인사를 건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 부부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70년간 재위한 영국의 정신적 지주였다면서 이날 경험을 한 평생 간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브리젯 에이드즈(58)는 지인들과 등산하던 도중 여왕의 서거 소식을 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정상에서 말과 경치를 보고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여왕이 생전 좋아하던 경험을 공유하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을 느꼈다. 우리는 지인들과 몇분간 묵념의 시간을 가지면서 여왕을 기렸다"고 전했다.
에이드즈는 그러면서 "전날 오후 7시30분부터 12시간 반 동안 줄을 섰는데, 중간에 2시간 동안 리허설이 진행돼 입장이 일시 중단됐다. 너무 힘들었지만, 대기하면서 다른 추모객들과 담소를 나누며 버텼다.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경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시카고 출신의 브라이언 앤더슨(57)은 점심 식사를 하다 여왕의 서거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며 조용히 묵념하고자 홀로 영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영국에 올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하면서 "이날 참배 경험은 나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것이다. 참배 하며 평화로운 감정을 느꼈는데, 미국에 돌아가서 지인들한테 빨리 이야기를 전하고싶다"고 전했다.
앤더슨은 밤 10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 10여시간동안 줄을 섰다며 숙소에 돌아가 퉁퉁 부은 발을 마사지해야겠다며 자리를 떴다.
전날 10시께 한 남성은 조문객 줄에서 이탈해 여왕의 관을 만졌고 경찰에 제압됐다. 영국 경찰청은 성명을 통해 "16일 22시께 한 남성이 소란을 피운 한 남성을 공공질서법 위반으로 체포했다"면서 "현재 이 남성은 구금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뉴스1과 인터뷰에 응한 조문객들은 이 행위가 무례했다며 극도의 불쾌감을 드러냈다. 앤더슨은 "줄을 서면서 소식을 전해들었다. 남성이 구금됐다니 정말 다행이다. 신성한 의식을 치르는 도중이었는데, 이 남성은 하지 말아야할 불경을 저질렀다"고 싸늘하게 말했다.
레베카 샘슨(32)도 이 남성이 불손한 행위를 저질렀다면서 다른 조문객들 역시 자신과 같은 불쾌감을 느꼈다며 분개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전날 일시적으로 중단한 추모객 신규 입장을 7시간 만에 재개했다.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10시 기준 조문객 줄이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약 6km 떨어진 사우스워크파크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이 지점부터 입장까지는 16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당국은 대기 줄이 한계에 도달할 경우 입장이 또 한 차례 중단될 수 있다고 알렸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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