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해범에 '보복살인' 혐의 변경..살인죄보다 형량 무거워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남성 A씨(31)가 16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대문경찰서에서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2.9.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찰이 신당역 역무원 화장실 살인사건 피의자 신상공개위원회를 오는 19일 열기로 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중부경찰서는 오는 19일 보복살인 혐의를 받는 전모씨(31)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한다. 심의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정확한 시간과 장소는 비공개로 진행한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전씨의 살인 혐의를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상 보복 살인 혐의로 변경했다. 형법상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살인죄와 달리 보복 살인의 경우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을 받는다.

경찰은 피의자의 휴대폰을 압수해 포렌식을 진행했다. 경찰은 또 이날 피의자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태블릿PC 1점, 외장하드 1점을 압수했다.

서울교통공사 남성 역무원 전모씨(31·직위해제)는 지난 14일 저녁 9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동료 역무원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시 전씨는 A씨가 근무하던 신당역에서 위생모를 쓰고 약 1시간10분 동안 대기하다가, A씨가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러 들어가자 따라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전씨가 흉기를 사전에 준비하고 1시간 넘게 화장실 앞에서 A씨를 기다리다 따라 들어간 행동 등을 고려할 때 사전에 계획된 범죄로 보고 있다. 범행 당시 전씨는 위생모를 쓰고 있었는데 현장에 체모 등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씨는 범행 전날 자기 집 근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1700만원 인출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 번에 뽑을 수 있는 한도를 초과해 실제 인출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A씨로부터 고소를 당해 재판 중이었다. A씨는 전씨가 자신을 불법 촬영하고, 그 촬영물로 협박했다며 그를 지난해 10월 고소했다. 전씨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B씨에게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을 이용하여 350여 차례 만나달라는 연락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전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후에도 전씨가 합의 등을 빌미로 20여차례 A씨에게 연락을 시도하자 A씨는 전씨를 추가 고소했다. 전씨는 A씨로부터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지난 1월 추가 고소당해 15일 선고가 예정돼있었으나 14일 일으킨 살인사건으로 선고는 오는 29일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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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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