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잔수, '고구려·발해 연표 삭제' 논란에 "발생 말아야 하는 일"

심진용 기자 2022. 9. 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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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면담하고 있다. 박병석 의원실 제공.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리잔수(栗戰書)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전 국회의장인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리 위원장과 단독 면담을 진행했다. 박 의원은 리 위원장에게 “중국이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해준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북한의 7차 핵실험이 현실화되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정세에 심각한 긴장 상태를 유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중국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 “국제정세 변화로 한중 양국관계가 여러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양국이 미래지향적으로 상호존중하면서 어떻게 갈지 방향을 찾아 나가는 지혜를 함께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미국)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 감축법, 반도체법을 통과시키면서 한국에서도 한미 동맹과 국익간 관계에 대한 논란이 있다”며 “중국이 한국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본적으로 양국 간 방향은 상호존중과 구동존이의 정신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어제 윤석열 대통령, 김진표 국회의장과 허심탄회하고 생산적이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면서 “양국간 실질적인 협력을 더 심화하고 추진해나갈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측은 경제 무역, 문화 싱크탱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관련 리 위원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한국에도 중국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세 타개를 위해선 미국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양자와 다자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추진할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최근 고구려와 발해 내용을 뺀 연표로 논란이 된 중국국가박물관 전시와 관련해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시 논란과 관련해 “(양국이) 적절하게 처리하고 있고, 해결책을 합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역사 연구는 학술적 교류를 통해 협의해 갈 수 있다. 이 일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에 “이번 문제는 한국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며 양국 우호 정서 증진이 긴요하다면서 “중국에 코로나가 좀 진정이 되면, 양국간 항공편을 정상화 시키고 다층적인 많은 교류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의 중국국가박물관은 한중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지난 7월부터 ‘동방길금(동방의 상서로운 금속)-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국립중앙박물관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도 전시에 공동참여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한 한국사 연표에는 고구려·발해 건국 연도가 포함돼 있었지만, 실제 전시에는 빠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한국 정부가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자 중국국가박물관은 한국사 연표 뿐 아니라 중국·일본 연표도 모두 철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과 리 위원장의 이날 면담에는 최종길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중국측에서는 양전우 전인대 상무위원회 비서장,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등이 나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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