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흑인 여성 대변인 따돌려".. 백악관 브리핑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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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때아닌 '인종차별' 논란이 벌어져 눈길을 끈다.
겉으론 인종 문제를 내세웠으나 본질은 대변인 업무에 대한 국가안보회의(NSC)의 월권, 심지어 대변인 자리를 둘러싼 '암투설'을 문제삼은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1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은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 외에 존 커비 NSC 전략소통조정관이 배석한 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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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인한테 안보 물으면 안 되나" 기자 반발
'첫 흑인 여성 대변인 차별하려 해' 음모론도
미국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때아닌 ‘인종차별’ 논란이 벌어져 눈길을 끈다. 겉으론 인종 문제를 내세웠으나 본질은 대변인 업무에 대한 국가안보회의(NSC)의 월권, 심지어 대변인 자리를 둘러싼 ‘암투설’을 문제삼은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장피에르 대변인과 커비 조정관이 함께 브리핑룸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그런데 이날 한 기자가 커비 조정관을 향해 작심한 듯 ‘당신의 정확한 역할이 대체 무엇이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지며 분위기가 잠시 어색해졌다. 이 기자는 “혹시 대변인에 이은 제2대변인 역할을 하는 것이냐”며 “그럼 당신한테는 국가안보에 관한 질문만 할 수 있고, 장피에르 대변인한테는 안보 관련 질의를 해선 안 되는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뜻밖이었다.
“제가 왜 이런 질문을 드리는가 하면 제가 가는 곳마다 만나는 흑인들이 하는 얘기가 커비 조정관이 백악관에 있는 이유는 최초의 흑인 여성 대변인의 입지를 약화시키기(undermine) 위해서라고 하기 때문입니다.”(백악관 출입기자)
지난 5월 지금은 방송진행자로 활동 중인 젠 사키한테 대변인 자리를 넘겨받은 장피에르는 백악관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대변인이다. 그리고 그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NSC에 전략소통조정관 직책이 신설되며 당시 국방부 대변인이던 커비가 이 자리로 이동했다. 얼핏 ‘장피에르가 국가안보를 잘 모르니까 커비를 통해 안보 쪽을 보완하려는 인사’란 느낌을 줄 수 있다. 결국 해당 질문은 ‘백악관이 최초의 흑인 여성 대변인 탄생을 떠들썩하게 홍보했지만, 실은 이전 대변인보다 권한이 제한적이고 업무 능력도 제대로 인정을 못 받는 게 현실 아니냐’는 지적인 셈이다.
이후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질문 한 가지만 더 받고 답변한 뒤 브리핑룸을 떠났다.
이를 두고 인종차별 논란은 그냥 곁가지이고 대변인 자리를 둘러싼 모종의 신경전이 본질이란 분석도 나온다. 해군 제독 출신인 커비 조정관은 국방부 대변인으로 일하는 동안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편안하게 받아 넘기는 모습으로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마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선 전쟁의 진행 상황 등 군사 관련 질문이 부쩍 늘었다. 그 때문에 지난 5월 백악관 대변인 교체 당시 커비 조정관의 발탁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부대변인이던 장피에르를 승진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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