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때 147km 던졌다니까요" 세계를 놀라게 한 한화 유망주, 팬들의 울분 털어낼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의 영예를 안은 선수는 서울고 우완 김서현이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최대어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덕수고 우완 심준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1년 사이 김서현이 맹추격을 하며 막판에는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었다는 게 스카우트들의 이야기다.
구속과 제구 모두 어느 정도는 선천적인 재능을 타고 난다는 게 프로 지도자들의 이야기다. 일단 김서현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매력을 가졌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2022년 목동구장 경기 집계)에 따르면 김서현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무려 시속 150.8㎞에 이르렀다. 최고구속은 156㎞까지 찍혔다.
고교 야구 선수들의 구속은 구단의 스피드건마다 조금씩 다르다. 다소간 상향 측정되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목동구장에 설치된 트랙맨 데이터는 다르다. KBO리그 1군에서 활용하는 장비가 갖춰져 있기에 단번에 현재 1군의 구속과 비교가 가능하다. ‘트랙맨’ 기준으로 이번 드래프트에서 평균구속이 150㎞를 넘는 고교생은 김서현이 유일했다.
일찌감치 대성의 떡잎을 보여줬다는 게 그를 지켜봤던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고교 2학년 시절 김서현을 지도했던 김성배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위원 및 야구 아카데미 LBS 대표는 “자양중학교 시절부터 지켜봤던 선수다. 중학교 3학년 때 이미 147㎞의 빠른 공을 던져서 유명한 선수였다”면서 “가지고 있는 기량 외에 승부욕도 강하고, 승부사 기질도 있다. 어릴 때부터 야구를 잘했던 선수이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고 기억한다.
김 위원은 “150㎞를 던지는 건 타고 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하는데, 때리는 것은 분명히 타고 났다. 스태미너도 나쁘지 않다. 프로에서 선발로 써야 할 선수”라면서 김서현이 프로에서 성공할 수 있는 여러 조건들을 두루 갖췄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가지고 있는 것도 뛰어나지만,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는 성품까지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김 위원은 “운동이 필요하다 느끼는 부분들은 굉장히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 꾀를 부리는 스타일이 아니다. 교우 관계도 굉장히 원만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사실 스리쿼터로 저 정도 구속을 던지는 선수들은 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타점을 높여야 한다, 찍어서 던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엄청나게 많이 들었을 것이다. 사실 그렇게 팔을 올리다가 실패하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김서현은 자기 스타일을 유지했다. 프로선수가 때로는 고집도 있어야 하는데 김서현도 그런 선수가 아닌가 생각한다. 나도 ‘150㎞를 넘게 던지는데 굳이 폼에 손을 대지는 말라’고 조언했던 기억이 있다”고 떠올렸다.
그런 김서현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리고 있는 18세 이하 야구 월드컵의 대표로 참가, 16일 일본전에서 150㎞대 중‧후반의 공을 팡팡 던지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다소 상향 측정된 것으로 보이는 중계 화면 구속에서는 무려 101마일(162.5㎞)이 찍히기도 했다. 구속의 신빙성은 둘째치고, 일단 김서현이 현재 나이 또래에서 세계적인 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 잘 드러났다. 한화가 환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위권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화는 지난해 문동주에 이어 올해 김서현까지 ‘150㎞ 듀오’를 완성했다. 앞으로 잘 키우는 게 관건이기는 하지만, 문동주와 김서현 모두 선천적인 재능은 물론 성품까지 인상적이라는 평가로 향후 한화 마운드의 기수로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성공이 반드시 순번대로 이뤄지는 건 아니지만, 중학교 시절부터 꾸준하게 탔던 상승세의 그래프이기에 더 큰 관심이 모이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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