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野이재정 쫓아가 악수?"..김의겸 주장 확인해보니

이가영 기자 2022. 9. 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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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안양법무시설 현대화 및 안양교도소 이전 사업 업무 협약식'에서 기념촬영 후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TV조선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카메라를 의식, 민주당 이재정 의원을 엘리베이터까지 집요하게 따라가 악수를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여러 방송에서 폈다. 한 장관이 이슈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그런 장면을 연출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찾아낸 네티즌들은 “사실과 다른 이야기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은 지난 13일 유튜브 ‘박시영TV’에 출연해 “한 장관은 민주당 의원과의 공방을 즐기고 있다”며 “자기의 몸값을 띄우는 의도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오늘 사이 들었던 이야기인데, 이야기했다고 혼나지는 않겠지만…이 의원에게 들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안양교도소 이전 문제가 있었다. 이 의원 지역구여서 행사장에 갔는데 한 장관이 왔다”며 “이 의원은 윤호중 의원이 생각나 ‘만나서 웃으면 안 되겠구나’(싶어) 사진 찍히는 것을 일부러 피했다고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지난 5월 제20대 대통령 취임 기념 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활짝 웃는 모습의 사진이 공개돼 일부 강성 야권 지지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거세진 비난에 윤 의원 측은 “당원들 마음은 이해한다. 내내 웃고 있던 것도 아닌데 그 순간이 포착된 것”이라는 해명까지 해야 했다. 이 의원도 한 장관과 웃는 사진이 찍히면 같은 상황에 놓일 것을 우려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이 의원이) 일부러 안 마주치고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가 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엘리베이터 타고 가려고 했는데, 한 장관이 거기를 쫓아오더래”라고 했다. 한 장관이 ‘폴더 인사’를 하면서 “뵙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악수하려고 손을 내밀자 이 의원은 거절할 수 없어 최소한의 격식을 갖춰 인사했다고 김 의원은 말했다. 그는 “바로 뒤에서 카메라가 그걸 찍고 있더래”라며 “거기까진 좋았는데, 몇 시간 뒤에 보니까 법무부 홈페이지에 ‘진영 논리 넘어서 협치에 나선 한동훈 장관’ 보도자료가 나가고, 기사까지 예쁘게 나갔다고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대단히 기획되고 의도된 치밀한 각본이구나”라며 “대정부 질문, 각종 상임위원회 나와서 하는 한 장관 발언 내용과 형식은 다 기획된 것이니 그 덫에 우리가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난달 18일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안양법무시설 현대화 및 안양교도소 이전 사업 업무 협약식' 기념촬영 후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법무부

김 의원은 16일 공개된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이 의원에게 들은 이야기라며 “한 장관이 쫓아와서, 엘리베이터 앞이라 어디 도망갈 데도 없어. 손을 내밀면서 악수를 청해서 웃으면서 악수해줬는데 카메라가 뒤에 와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들은 친야 성향 네티즌은 “스토커 마냥 한 의원이 엘리베이터까지 쫓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갑자기 친한 척 고개 숙이며 악수를 청했다고 한다”며 한 장관을 ‘스토커’에 비유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행사는 지난달 18일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안양법무시설 현대화 및 안양교도소 이전 사업 업무 협약’인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 민주당 소속 최대호 안양시장, 이 의원, 최병일 안양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법무부는 한 장관이 이 의원 등과 악수하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장관과 이 의원이 악수한 장소는 엘리베이터 앞이 아니었다. 당시 영상을 보면 두 사람은 법무부 로고가 그려진 곳에서 악수한다. 넓은 화면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이곳은 업무협약식이 진행된 대회의실이다.

지난달 18일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안양법무시설 현대화 및 안양교도소 이전 사업 업무 협약식'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법무부

김 의원이 말한 상황과도 차이가 있었다. 카메라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닌, 기념촬영 중이었다. 이 의원은 한 장관 옆자리에 서 있었고, 한 장관은 박수를 치며 왼쪽에 인사한 후 이 의원 쪽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인사했다. 이 의원 역시 박수를 치며 인사하다가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한 장관은 이 의원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고, 이 의원이 먼저 손을 내밀자 한 장관 역시 손을 맞잡았다.

이 장면을 본 네티즌들은 “이 의원이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 의원이 살 붙여서 거짓말한 것 같다” “흔한 업무 사진일 뿐인데 민주당 의원들은 사진 하나에도 타격을 받나 보다” “한 장관 싫어하는 걸 떠나서 악수도 하지 말고 모른척해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법무부를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 한 장관은 “이번 일은 진영 논리가 아니라 오직 시민과 국가의 이익만을 보고 민주당 소속 시장, 정치인들과 법무부가 함께 오래된 난제를 해결하기로 한 것이었고, 당시 행사에서도 서로 건설적이고 좋은 말씀 나눴다”며 “뒤늦게 참석도 안 한 김 의원이 사실과 전혀 다른 허위사실을 방송에 출연해 반복해 말씀하시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법무부는 안양시와 합심해 반드시 시민을 위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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