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생겼다" 모든 악재와 싸우고 있는 스트라스버그
[뉴스엔 안형준 기자]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최고의 유망주였다. 샌디에이고 주립대 출신으로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해 워싱턴 내셔널스로부터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196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강력한 공은 스트라스버그를 메이저리그를 지배하는 투수로 만들 것으로 보였다.
비록 클레이튼 커쇼(LAD), 저스틴 벌랜더(HOU), 맥스 슈어저(NYM) 등 동시대를 풍미한 투수들과 비교하면 아쉬웠지만 스트라스버그는 빅리그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2010년 빅리그에 데뷔해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빅리거로 활약을 시작했고 2019년까지 10년 동안 239경기에 선발등판해 1,438.2이닝을 투구했고 112승 58패,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했다.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3차례 득표에 성공했고 올스타에도 3번 선정됐다. 그리고 2020시즌을 앞두고 워싱턴과 7년 2억4,500만 달러 연장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계약 이후 스트라스버그는 완전히 추락했다. 단축시즌부터 부상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올시즌까지 3년 동안 빅리그에서 단 8경기 31.1이닝을 투구하는데 그쳤다. 1승 4패, 평균자책점 6.89. 거의 모든 시간을 부상자 명단에서 보냈다. 데뷔 첫 10년 동안도 규정이닝을 4번밖에 충족키지 못했을 정도로 잔부상이 많은 선수였지만 최근에는 더욱 심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9월 17일(한국시간) 여전히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스트라스버그의 이야기를 전했다. 벌써 3년째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스트라스버그는 누구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재앙의 시작은 2018년이었다. 스트라스버그는 2018년 목이 당기는 증상을 느꼈고 시즌이 끝난 뒤 전문가를 찾았다. 목에 이상을 느낀 것은 흉곽출구증후군 때문. 의사는 스트라스버그의 목에 보톡스 주사를 놓는 처방을 했고 큰 효과가 있었다. 스트라스버그는 2019년 통즈을 덜어내고 209이닝을 투구하며 18승을 거뒀다. 팀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고 월드시리즈 MVP까지 수상하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그게 전성기의 마지막이었다.
스트라스버그는 2020년 손목터널 증후군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손목이 아니었다. 손목의 통증은 파생된 일부였을 뿐 여전히 목과 어깨에 통증이 있었다. 문제는 흉곽출구증후군이었다. 스트라스버그는 2021년 여름 흉곽출구증후군의 권위자인 그레고리 펄 박사를 찾았고 수술을 받았다.
좋지 않은 일은 한꺼번에 찾아왔다. 재활에 매진하던 스트라스버그는 지난 4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여름에는 부친상도 치러야했다. 지난 6월 빅리그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한 경기만에 갈비뼈 부위에 스트레스 반응을 보였고 다시 부상자 명단으로 돌아갔다. 스트라스버그는 또 수술을 받았다. 이번에는 갈비뼈 하나와 목의 사각근 두 개를 떼어냈다. 수술 결과 목을 더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됐지만 몸의 균형이 틀어졌고 예전과 같은 매커니즘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스트라스버그는 흉곽출구증후군에서 시작된 수많은 부상과 수술에 대해 "이제는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방법은 하나 뿐이었다. 스트라스버그는 "그저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없었다. 더 열심히 훈련하며 불안을 털어내려고 했다. 나는 여전히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이 모든 것들은 노력 혹은 훈련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21세 어린 나이에 빅리그 마운드를 밟았던 그는 부상과 싸우는 사이 어느새 34세가 됐다. 이제는 원래 건강하던 선수조차 몸이 약해질 나이. 스트라스버그는 "시간이 정말 빠르다. 함께 뛰던 많은 선수들이 이제는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트라스버그는 여전히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오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과연 스트라스버그가 다시 내셔널스파크 마운드에 우뚝 서 강력한 공을 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스티븐 스트라스버그)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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