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위' 래리 호건 "IRA, 수정 쉽지 않지만 중간선거 후 타협 논의"
기사내용 요약
방한 중 래리 호건 내외 오늘 기자회견 열어
"저 포함 많은 사람들 IRA 부정적 영향 이해"
"IRA 의회에 서둘러 제출, 선거 후 타협 논의"
"尹 45분이나 할애해…따뜻하고 생산적 대화"
유미 호건 "한국 급속 성장 사실 자랑스럽워"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17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미국의 중간선거 전까지 이를 완전히 뒤집는 것은 어렵겠지만, 선거 이후 최종적으로 다듬을 때 타협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래리 호건 주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JW메리어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IRA 법안 수정이 쉽지 않을 텐데, 수정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호건 주지사는 이날 배우자인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와 기자회견에 함께 했다.
호건 주지사는 "중간선거가 7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이를 (완전히 뒤집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 법안이 의회에 너무 서둘러 제출된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며 "저를 포함 대부분 공화당에선 반대하는 입장인데, 민주당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곧 미 뉴욕에서 만나 IRA관련 논의를 할 계획"이라며 "이 문제가 언제 해결될 지는 모르지만 이제 (저를 포함 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IRA에서 발생할 부정적 영향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37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전기차를 조립해 미국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의 경우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호건 주지사 내외는 지난 13일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8박9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이 기간에 윤 대통령을 포함 IRA감축법에 대한 논의를 나눈 점도 강조했다.
그는 "박진 외교부 장관과 윤 대통령과도 이 이슈 관련해 논의한 만큼, 한국이 한미 관계에 끼칠 영향을 우려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며 "저도 한국이 잘하는 전기차와 관련한 대미(對美)투자는 더 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흐름을 증진해야지 낙담시키면 안 된다"며 "IRA로 의도치 않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데 우리도 우려하고 있다. 한미 관계에 해가 되는 일이 없어야 하는 만큼 어떤 타협안이 나올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주지사로서 지향하는 외교 정책을 묻는 질문에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하다. 상호 호혜적인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으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한국에 다른 동맹국과 어떤 차별점을 두고 바라보는지 묻자 "특별한 유대관계가 있다. 이를 강화하고 돈독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은 그동안 공격적으로 경제 협력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지난 수 년간 봤을 때 한국은 가장 중요한 경제 혁신국이고, 미국은 좋은 시장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에 메릴랜드주 무역사무소를 개설하는 계획에 대해선 "한국이 메릴랜드에 투자할 때 얻을 이점을 기대하길 바란다"며 "메릴랜드는 생명·IT 등 첨단과학으로 잘 알려졌다. 인근에 공항이 4개나 있을 정도로 인프라도 갖췄고 우수 인력도 모여있다. 메릴랜드에 투자하는 것은 북미로 가는 관문에 들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인 16일 서울 용산구 윤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눈 대화들 두고서는 "대통령께서 45분이나 많은 시간을 할애해 준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비즈니스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하셨다"며 "제게 '한국사위'란 농담도 해줬다. 따뜻하고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전했다.
아내인 호건 여사도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 2017년 남편 없이 혼자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온 때부터 5년이 흘렀다"며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보이는 높은 빌딩을 보니 1971년 전쟁 이후 한국이 단기에 급속도로 성장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더라. 같이 온 팀원들이 한국이 깨끗하다고도 하더라. 한국인 모두가 열심히 일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8년 가까운 주지사 임기 동안 기억나는 성과를 묻자 '경제적 성장'을 꼽은 호건 주지사와는 달리, 호건 여사는 "나는 대한민국의 딸이라 남편과 답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관저에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어깨가 무거웠다. 나에게 매번 '최초'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미국 모든 주 통틀어 최초의 한국 영부인이자 최초의 아시아계 영부인"이라며 "남편의 임기 동안 저는 4월5일엔 나무처럼 태권도를 심자는 뜻으로 태권도날을 지정했고 설날에는 김장을 직접 담가 대접했다. 한국음식을 유튜브 채널에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한국의 영부인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메릴랜드의 영부인"이라며 "제가 이민자 1세대이다 보니, 메릴랜드의 다민족 문화도 항상 바쁘게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가 오는 2024년 차기 대선 후보로 출마할 계획이 있는지에는 말을 아꼈다.
호건 여사는 "어려운 질문이다. 남편 본인이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만큼 제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더 말을 못한다"면서도 "저는 내조했고, 우리 주지사도 늘 최선을 다해 잘해오며 우리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니까, 신이 어떻게 도와줄지 거기에 따를 생각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 부부의 목적"이라고 답했다.
한국 음식에 대한 남편의 애정이 각별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호건 여사는 "남편은 한국음식을 찰 잘 먹는다"며 "제가 김치를 사 먹지 않고 매번 담가먹는다. 그래서인지 저보다 더 맵게 먹는 것은 물론, 어떤 김치가 더 맛있고 맛없는지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돼지 불고기'라고 한다. 호건 여사는 "남편은 돼지불고기 마저 매워야 먹는다. 제가 덜 맵게 만들면 '여보, 고추가루 더 넣어줘'라고 할 정도"라며 "방한 기간 중에 제주도에 갔더니 사람들이 다 놀라더라. 젓갈 등 국밥을 한국사람처럼 먹는 모습을 보더니"라고 했다.
그러자 호건 주지사도 거들었다. 그는 "제 영부인은 요리를 잘 한다. 전남 지역이 음식을 잘하지 않나. 어머니에게 배운 요리솜씨가 대단한 것 같다"며 "메릴랜드는 주지사 관저 중에서 유일하게 김치냉장고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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