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피살 공무원' 유족, 유엔 北대표부 찾아 김정은에 서한 전달

조문단 파견과 진상규명 협조, 현장방문 허용 촉구
北측 서한 접수 거부해 우편 통해 전달 시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친형인 래진씨(왼쪽 세번째)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찾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 조문단 파견과 진상 규명 협조, 유가족의 현장 방문을 허용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지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 유족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찾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 조문단 파견과 진상 규명 협조, 유가족의 현장 방문을 허용해 달라고 촉구했다.

고인의 친형인 이래진씨는 이날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한 민족, 같은 동포로서 간청한다"며 "부디 동생의 죽음에 진상을 알 수 있는 조사와 제가 사고 현장을 방문할 수 있는 통 큰 허락을 부탁드린다"며 "사고현장을 방문해 형으로서 쓰디쓴 소주 한잔이라도 마음을 담아 (동생의) 원한을 달래줄 시간을 만들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판문점에서 당국자들과 유엔의 3자 공동 진상조사 만남을 통해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데 김 위원장의 통 큰 배려가 시작됐으면 한다"면서 "두 번 다시 이런 아픔보다, 화합하고 서로 소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진정성 있고 제대로 된 확실한 사과가 필요하다"며 오는 22일 전남 목포에서 열리는 고인의 장례식에 북한 조문단을 파견해 줄 것을 거듭 요구했다.

이씨의 기자회견에는 '북한 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국민의힘 하태경·홍석준·황보승희 의원과 사단법인 물망초의 박선영 이사장이 함께 했다.

탈북자 출신인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도 동참했다.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이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국민의힘 의원단은 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씨와 함께 '북한은 동생의 죽음을 유족에게 직접 사과하고 현장방문을 허용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든 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주유엔 북한대표부에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직접 전달하려고 했지만, 북한대표부 측이 서한 접수를 거부함에 따라 우편을 통해 전달을 시도했다고 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다.

하 의원은 "김 위원장의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오는 17일엔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만날 예정이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