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아픔 겪은 우크라이나 축구 클럽, 유럽 클럽대항전서 활약 이어가

김민기 기자 2022. 9. 1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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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흐타르 도네츠크의 미하일로 무드리크가 15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2차전 셀틱과의 홈경기에서 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로이터 뉴스1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명문 축구 클럽 샤흐타르 도네츠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며 전쟁으로 지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2022-2023 시즌 챔피언스리그 F조에 속한 샤흐타르는 7일 라이프치히(독일)를 4대1로 꺾었고, 15일엔 셀틱(스코틀랜드)과 1대1로 비겼다. 아직 두 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샤흐타르(승점 4)는 레알 마드리드(승점 6)에 이어 조 2위에 올라있다. 상대적 약체로 평가 받았던 샤흐타르의 선전이다. 샤흐타르의 경기 모습을 담은 영상엔 “우크라이나의 영광”, “선전은 생각도 못했는데 자랑스럽다” 등 우크라이나인들이 쓴 댓글들이 달린다.

샤흐타르에게 라이프치히전은 원정, 셀틱전은 홈 경기였다. 하지만 전쟁 상황 등을 고려해 샤흐타르는 폴란드 클럽 레기아 바르샤바의 구장을 빌려 홈경기를 치르고 있다. 샤흐타르 입장에서도 사실상 원정 경기인 셈이다.

샤흐타르는 오래 전부터 전쟁의 고통을 겪은 구단이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광산 도시 도네츠크를 연고지로 두고 있지만, 2014년 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의 전쟁으로 황폐화됐다. 홈구장 돈바스 아레나도 당시 폭격으로 파괴됐다. 샤흐타르는 이후 우크라이나 다른 도시들의 축구장을 전전하는 ‘망명’ 생활을 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도 조기 종료됐다. 축구 경기장은 난민 대피소로 사용됐고, 외국인 선수들은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샤흐타르는 자국민 지원 기금 마련을 위해 유럽 클럽팀과 친선 경기를 가지기도 했다. 이때 마련된 기금 등으로 방탄 헬멧과 영유아 음식 등 물자들을 구해 군, 민간에 제공했다.

우크라이나 축구 클럽 샤흐타르 도네츠크는 자선 경기를 통해 마련한 기금으로 영유아 음식, 군용 물자 등을 구해 민간, 군에 전달하고 있다./샤흐타르 SNS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는 11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치른 2경기와 남은 4경기의 성적을 종합해 각 조의 1·2위가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샤흐타르는 매년 꾸준히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 있지만 16강 진출은 2017-2018 시즌이 마지막이다. 샤흐타르가 어떤 활약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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