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 어떻게 치러지나 [이슈+]

조성민 2022. 9. 1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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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칠 이후 57년만 국장..英, 약 75만명 조문 예상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관, 남편 필립공 옆에 안장
10일간 장례 절차..강행군에 경비원 쓰러지기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영면에 들면서 온 나라가 슬픔에 젖은 가운데 왕실은 오는 19일 치러질 장례식 계획을 발표했다.

가디언과 BBC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한 영국 왕실의 장례식 세부 일정에 따르면 지난 8일 96세를 일기로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은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국장으로 엄수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을 앞둔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궁전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을 대중들이 줄지어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오전 10시44분 여왕의 관이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옮겨진 뒤 오전 11시부터 장례식이 진행된다. 장례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전 세계 국가 정상과 여왕이 지원했던 자선단체 대표 등 2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장례식이 오전 11시55분쯤 끝나면 나팔 소리와 함께 영국 전역이 2분간 묵념에 들어간다. 이어 백파이프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낮 12시 장례식이 종료된다.

장례식이 끝나면 여왕의 관은 말이 끄는 총포차에 실려 런던의 역사적인 중심부를 지나 버킹엄궁 인근 웰링턴 아치까지 운구된다. 찰스 3세 국왕과 왕실의 일원들이 뒤를 따르고, 커밀라 왕비, 캐서린 왕세자빈, 메건 마클 왕자빈 등은 자동차로 행렬을 따라간다.

여왕의 관이 운구되는 동안, 런던의 상징 빅벤에선 1분 간격으로 종이 울린다. 이후 여왕의 관은 영구차에 실려 윈저성에 도착하고 오후 3시를 조금 넘겨서 윈저성 내 성조지 교회로 옮겨진다. 이어 여왕의 가까운 가족을 위한 비공개 예배가 열릴 예정이다. 여왕의 관은 지난해 4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공 옆에 안장돼 영면에 든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킹엄궁 앞 취재구역에서 영국과 외국 언론사 소속 기자들이 행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장례식은 1965년 윈스턴 처칠 전 총리 서거 이후 영국에서 57년 만에 치러지는 국장이다. 장례식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관공서와 은행, 학교 등이 문을 닫을 예정이다. 거대한 국장 행사가 끝나면 여왕의 서거 이후 진행된 열흘간의 전체 장례 절차도 모두 종료된다.

현재 일반에 공개된 엘리자베스 여왕 관을 조문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영국 가디언과 스카이뉴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여왕의 관이 안치된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시작된 조문객 행렬은 램버스 교를 건너 템스 강을 따라 타워 브리지까지 길게 이어졌다. AP는 조문 대기 줄 길이가 7㎞에 달했다고 전했다.

수천 명의 추모 인파는 여왕에게 직접 조의를 표하기 위한 몇 분을 위해 길게는 10시간을 기다리는 수고를 마다치 않았다. 영국 정부는 조문객들을 위해 이동로를 따라 곳곳에 간이 화장실을 설치하고 응급 상황에 대비해 의료 전문가들을 배치했다. 보안 검사를 통과해 웨스트민스터 홀에 들어선 조문객 중 일부는 여왕의 관 앞에서 눈물을 훔쳤고, 고개를 숙였다. 무릎을 꿇고 여왕에게 작별의 키스를 한 조문객도 있었다. 작별 인사의 방식은 제각각이었지만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여왕의 관을 돌아보는 건 공통된 반응이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일반 조문은 여왕의 장례식이 엄수되기 직전인 19일 오전 6시30분까지, 24시간 내내 계속된다. 영국 정부는 관광객을 포함해 영국 전역에서 약 75만명이 조문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운구 행렬을 따라가고 있다. AP뉴시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로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 국왕은 이날 별다른 일정 없이 런던 하이그로브 저택에 머물렀다. 찰스 3세 국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여왕의 장례식 참석이 예정된 세계 각국 정상들과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윌리엄 왕세자 부부는 잉글랜드 동부 샌드링엄의 샌드링엄 하우스를 방문했다. 윌리엄 왕세자는 여왕을 애도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영국 시민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한편 이날 새벽에는 여왕의 관을 지키던 경비원 중 한 명이 철야 근무 중 잠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문의한 결과 이 경비원이 곧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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