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흑인 인어공주→백인 탈바꿈..인종차별 논란에 트위터, 계정 정지
흑인 배우가 주인공을 맡은 디즈니 영화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의 예고편이 공개된 가운데, 인공지능(AI) 기술로 예고편 속 흑인 배우를 백인으로 바꾼 영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위터의 한 네티즌이 영화 ‘인어공주’의 예고편 속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를 백인으로 바꿔놓은 영상을 게시했다가 트위터로부터 계정 활동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 9일 ‘인어공주’의 예고편이 공개된 후 네티즌들 사이에선 ‘흑인 인어공주’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인종 다양성 존중을 위한 좋은 시도라는 반응이 있는 반면 원작 속 빨간 머리에 흰 피부의 인어공주와 너무 달라서 억지스럽다며 난색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 AI 기술로 흑인 배우를 백인으로 둔갑시킨 영상이 등장한 것이다. 해당 영상 속 베일리의 피부색은 밝게 수정됐고 갈색 머리카락은 붉게 바뀌었다. 눈동자 색과 코의 모양 또한 달라졌다.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처음 공유한 네티즌은 “AI 과학자 덕분에 인어공주가 적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백인 소녀로 바뀌었다”며 “(영상을 제작한 네티즌이) 순전히 교육적인 목적으로 이를 만들었으니 인종차별이라는 오해는 말아 달라”고 해명했다. 이어 “과학자는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일과 그의 연구분야에 대해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많은 네티즌들은 해당 영상이 인종차별에 박차를 가한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AI 기술을 악용해서 배우를 희화화하고 인종차별적 분위기를 조장한다”, “피부색이 줄거리에 영향을 끼치지도 않는데 흑인 배우가 연기한다고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하다”, “나도 처음에 캐스팅 보고 의아함을 느꼈지만 이 영상은 아닌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앞서 디즈니 측은 ‘흑인 인어공주’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여론을 비판한 바 있다. 2019년 당시 베일리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여론이 들끓자, 디즈니 산하 채널 프리폼은 “불쌍하고 불행한 영혼들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라는 장문의 글을 공개했다. 이어 “’인어공주’ 원작자는 덴마크 사람이고 애리얼은 인어다. 물 속 왕국에 살고 있으며 원하는 어디든 합법적으로 갈 수 있다”며 “애리얼이 덴마크 사람이라고 치자, 흑인 덴마크인도 있기 때문에 덴마크 인어도 흑인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인어공주’는 1989년 개봉한 동명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내년 5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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