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 대신 많이 뛴 박진철, 과제는 쉽게 농구하기
고양 캐롯은 16일 통영체육관에서 국군체육부대(상무)와 연습경기에서 101-83으로 이겼다.
결과는 18점 차 승리였지만, 경기 초반 내용이 좋지 않았다. 시작부터 끌려 다니며 1쿼터를 15-16으로 뒤졌다. 2쿼터 중반 이정현과 김세창의 연속 속공 득점으로 31-29로 역전한 뒤 점수 차이를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만약 데이비드 사이먼과 디드릭 로슨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경기 내용이었다.
이날 연습경기에서는 서울 SK,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맞대결과 달리 이종현이 아예 코트에 나서지 않았다. 이종현도 크게 출전할 의사가 없는지 연습경기가 진행될 때 코트에 퍼져 앉아 있었다. 교체로라도 코트에 나갈 준비를 하지 않은 것이다.
전반을 마치고 이종현의 부상 여부를 확인했을 때 부상은 아니었다.
이종현 대신 박진철과 이정제가 출전 기회를 받았다. 이정제는 실책이 많았다. 캐롯 벤치에서는 이날 박진철을 오랜 시간 기용했다.
박진철은 이날 연습경기를 마친 뒤 “상무와 경기이기는 하지만, 프로와 연습경기를 시작한 이후 이렇게 많이 뛴 건 처음이다”라며 “외국선수가 들어오기 전에는 많이 뛰었지만, 외국선수가 들어온 뒤에는 오랜만에 많이 뛰었다”고 했다.
이어 “많이 뛴 건 좋지만, 부족한 플레이를 보여 생각이 많다”며 “쉽게 생각해야 할 걸 어렵게 생각하고, 기본적으로 속이면서 해야 할 플레이를 생각없이 한다. 생각이 많아서 농구를 혼자 어렵게 한다. 형들도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기에 감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진철은 전반까지 쉽게 넣어줘야 할 골밑 슛을 몇 차례 놓쳤지만, 후반에는 안정감을 찾았다. 코트에서 오래 뛸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박진철은 아쉬웠던 전반을 언급하자 “그게 어렵게 생각해서 혼자 말렸다. 쉽게 하면 되는 거였는데 속된 말로 간댕이가 조그맣다”며 웃었다.
캐롯은 김승기 감독의 색깔에 녹아 드는 시간을 갖고 있다. 박진철도 코칭 스태프에게 주문 받는 내용이 많을 듯 하다. 박진철은 그 내용들을 하나씩 풀어놓았다.
“감독님, 코치님께서 지적을 많이 해주시는데 저는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는 거라서 좋게 생각한다. 그걸 완벽하게 하려니까 생각이 많다. 지적해주시는 걸 최대한 고쳐나가고 그대로 따라가려고 노력한다.
수비에서 상대 2대2 플레이나 반대편에서 로테이션, 수비 자세, 타이밍 등 말씀하시는 기본이 있다. 되게 작아도 타이밍이 맞지 않거나 정확하게 지켜지지 않으면 한 명 때문에 수비가 깨진다. 제가 중요한 위치에 있기에 빅맨을 수비하면서 2대2 플레이 수비를 할 때 적극적으로 하거나 타이밍을 잡아주고, 반대편에서는 로테이션의 마지막이라서 그런 걸 잘 해줘야 한다.
공격에서는 (골밑에서) 볼을 잡으면 상황을 보고 안 될 거 같으면 빼주고, 될 거 같으면 확실하게 제 중심을 잡고 슛을 시도하라고 하신다. 전성현 형에게 스크린을 많이 걸어주면 저에게도 기회가 많이 난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박진철은 “하나씩 계속 놓쳤다. 아직 멀었다. 지난 시즌 바닥을 쳐서 좋게 봐주시는 거 같다”며 웃었다.
디드릭 로슨이 나설 때는 빅맨이 꼭 필요하다. 데이비드 사이먼도 공격할 땐 외곽으로 빠져 나가 있는 경우가 많다. 국내선수 빅맨이 함께 뛸 가능성이 보인다.
외국선수와 호흡도 중요한 박진철은 “로슨이 좋은 패스를 주려고 저를 계속 봐준다. 제가 받아먹기 쉽게 패스를 준다”며 “사이먼도 마찬가지로 자기 눈을 보라고 먼저 이야기를 해줬다. 골밑에서 움직이거나 제 기회가 아니더라도 반대편에서 스크린을 걸어준 뒤 빠지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호흡을 맞춰가려고 한다’고 했다.
시즌 개막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박진철은 “자유투 등 제가 쉽게 할 수 있는 득점을 잘 할 수 있게 준비하고, 감독님, 코치님께서 부족하다고 지적하시는 게 너무 많은데 하나하나 차근차근 그러면서도 생각을 하고 노력해서 빨리 고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진철이 코칭 스태프의 지적 사항을 최대한 고친다면 전 경기 출전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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