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4년8개월만에 확장억제전략협의체 회의 개최.."북핵에 압도적으로 대응, 모든 범주의 확장억제 제공"
한·미 양국은 전술핵을 포함한 북한의 모든 형태의 핵 위협에 전례 없이 압도적이고 결정적으로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또 미국의 최신 비핵전력을 포함해 핵과 재래식, 미사일 방어 체계 등 모든 군사적 자산을 총동원해 확장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신범철 국방부 차관,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차관과 콜린 칼 국방부 정책차관은 16일(미국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EDSCG는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한·미 외교·국방차관 간 ‘2+2 협의체’로, 2018년 1월 2차 회의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가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간 정상회담에서 ‘EDSCG 재가동’에 합의함에 따라 이날 4년8개월 만에 재개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반도 안보 상황을 비롯해 대만 문제와 중국 등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정세 전반이 광범위하게 논의됐다. 양측은 또 EDSCG를 매년 개최하기로 합의하고 차기 회의 준비 차원에서 내년 상반기 실무급 회의를 열기로 했다.
양측은 회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새로운 핵 정책 법령 채택을 포함해 북한이 핵 사용과 관련해 긴장 고조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동맹의 억제태세 강화를 위해 양국 국력의 모든 요소를 사용하는 노력을 지속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미국은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 및 진전된 비핵능력 등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을 활용해 대한민국에서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철통같고 흔들림 없는 공약을 재강조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미국은 전략자산의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역내 전개와 운용이 지속되도록 한국과 공조를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며 “양측은 지난 7월 F-35A 5세대 전투기 연합훈련과 곧 있을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의 역내 전개가 이런 미국의 공약을 명확히 보여준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움직임과 관련, “북한의 핵실험이 강력하고 단호한 범정부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양국은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해 구체적 방안을 긴밀히 조율 중이며,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연내에 북핵 위협 단계별 상황에 맞는 군사 대응 도상 훈련인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정보 공유, 훈련, 연습의 증진을 통해 동맹의 전략적 준비태세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지속 모색하기로 했다.
조 차관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전술핵 등 북한의 어떠한 공격에 대해서도 압도적, 결정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며 “미국은 우리를 방어하기 위해 핵과 재래식, 미사일 방어 능력은 물론 최첨단으로 진전된 비핵 전력을 포함한 군사력을 총동원할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신 차관은 “북한이 핵을 사용하는 경우 위력과 상관없이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할 것임을 확인했다”며 “새로운 분야의 한미간 협력 진전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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