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1명에 직원은 85명"..12주 교육비만 1.7억
하나원 거친 탈북민, 23년 동안 3만 3천여 명
코로나19 이후 탈북민 급감..지난해 87명 입소
[앵커]
북한 이탈 주민의 사회 적응 교육을 진행하는 하나원은 연간 4천 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인데요.
최근 남한으로 넘어오는 북한 주민 수가 수십 명 수준으로 급감해 탈북민 1명을 직원 85명이 담당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박기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탈북민의 남한 정착을 지원하는 통일부 산하 기관, 하나원은 1999년 경기도 안성에 처음 건립됐습니다.
이어 2012년 강원도 화천에 제2 하나원이 신설되면서 1,1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됐습니다.
지난 23년간 하나원의 12주 적응 교육을 거쳐 사회로 나온 탈북민만 3만 3천여 명에 이릅니다.
[권영세 / 통일부 장관(지난 7월) : 당장 내일이 막막한 동포들에게 하나원은 대한민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열어드리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었습니다. 3만 명 가까운 분들께서 바로 이곳 하나원을 거쳐서 우리 사회로의 용기 있는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고, 코로나19 발병으로 북·중 국경까지 폐쇄되면서 탈북 주민은 급격히 줄었습니다.
2011년 한해 수료자만 3천 명 가까이 됐지만, 지난해 87명, 올해 들어선 29명에 불과했습니다.
한해 4천 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시설 활용률이 정세 변화에 따라 급전직하한 겁니다.
지난달 기준 입소자 역시 두 곳을 다 합쳐도 7명에 그쳤습니다.
특히, 직원 222명 가운데 85명이 상주하는 제2 하나원엔 입소자가 1명뿐이어서, 80여 명이 단 한 명 교육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1인당 교육비도 천만 원에서 지난해엔 1억7천만 원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윤여상 /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 : 금년에 50여 명 정도도 입국하기 어려운 사정이고요. 북·중 국경, 중국 내 이동 통제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천 명 이상 탈북민 입국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 것이거든요.]
이 때문에 하나원 교육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장기적인 시설 활용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상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 시설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다른 여러 가지 아이디어도 생각해 내고 2개로 되어 있는 시설을 하나로 통합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해 하나원이 정부의 탈북민 포용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며, 찾아가는 서비스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백 억 원 넘는 예산과 대규모 시설이 제대로 이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YTN 박기완 입니다.
YTN 박기완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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