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대구FC-FC서울, 서로 다른 3번의 리그 최종전
9월 18일이면 K리그1은 정규라운드 최종전을 펼칩니다. 6경기가 모두 같은 오후 3시에 펼쳐지고, 이 결과와 따라 상위 6개 팀은 파이널A에서 우승과 AFC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놓고 다툽니다. 하위 6팀은 파이널B에서 강등을 피하기 위한 처절한 생존게임을 펼쳐야 하죠. 특히 2022 시즌부터 강등제가 1+2 체제로 바뀌었습니다. 12위 팀이 K리그2로 자동 강등되고, 10, 11위 팀이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만큼 그 경쟁도 더 치열할 전망인데요.
대구FC는 DGB대구은행파크 시대를 열고 처음으로 파이널B 무대로 향합니다. 아픈 결과지만, 파이널 라운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단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최선의 성과를 거둬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해야 하죠. 최종전을 앞둔 대구FC의 순위는 10위, 승점 32점으로 9위 수원삼성과는 2점 차라 대구가 승리를 거둔다면 9위까지도 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만큼 FC서울과 펼치는 K리그1 33라운드 홈 경기는 그 가치가 중요한데요. 중요한 '마지막' 길목 홈에서 서울을 만나는 경험, 대구는 이번이 3번째입니다.
대구MBC 스포츠+, 오늘은 앞선 2번의 경험을 전할까 합니다.
서울의 발목을 잡아버린 2007년 마지막 라운드
2007년 10월 14일 대구스타디움. 당시 14개 팀 단일리그로 운영되던 K리그는 6위 팀까지 가을 축구로 불리는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리그 마지막 라운드에 대구의 상대는 바로 FC서울이었는데요. 2007년을 12위로 마감했던 대구를 만난 서울은 경기를 비기기만 하더라도 6위 사수가 가능했습니다.
여러 면에서 우위였던 서울, 하지만 브라질 선수들을 중심으로 공격 축구를 펼쳤던 대구는 서울을 상대로 전반 루이지뉴의 결승 골에 힘입어 1 대 0 승리와 함께 리그 마지막 홈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죠. 그리고 그 결과 서울은 다 잡은 줄만 알았던 6강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놓쳤습니다.
대구는 기분 좋은 리그 마무리라 여길 순간, 서울에게는 아픈 기억으로 남는 장면이라 할 텐데요. 단일리그 방식으로 펼쳐진 상황에서 두 팀의 마지막 대결은 대구의 승리로 끝났고 눈물을 흘린 건 서울이었죠.
2019 파이널라운드 최종전, 다시 대구에서 만난 두 팀
시간은 어느덧 10년도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그 기간 동안 대구는 2부리그를 다녀오는 아픔의 시간도 겪어야 했는데요. 다시 승격하며 FA 컵 정상까지 차지했던 대구는 AFC챔피언스리그의 맛을 알아버렸죠. 거기에 K리그 최고의 스폿이 된 DGB대구은행파크 시대를 열며 팀 창단 이후 절정의 순간들을 맛보고 있었는데요. 그 모든 것들이 교차하던 2019년, 스플릿 라운드가 펼쳐진 뒤 진짜 K리그가 끝나는 마지막 날 홈에서 다시 서울과 만납니다. 그리고 처지는 지난 대결과 묘하게 달랐습니다.
시즌 대결에서 여러 차례 악연이 있었던 두 팀, 최종전에는 ACL 출전권이 걸려 있었습니다. 대구는 승리를 거둬 순위를 뒤집어야 ACL 플레이오프 출전권이 주어지는 상황이지만, FC서울은 무승부만 거둬도 된다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빗속에서 펼쳐지는 처절했던 승부, 홈에서 최종전을 승리로 다시 한번 만들고 싶었던 대구의 투지는 끝내 골로 연결되지 못했고 결국 0대 0 무승부로 마무리됩니다.
리그 3위를 노렸던 대구는 이 경기의 무승부와 함께 5위로 시즌을 마무리합니다. 당연히, ACL 플레이오프행 티켓도 상대 서울에 내줘야 했습니다. 빗속에서 팬들은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서글픔 사이에서 선수들을 향한 뜨거운 응원을 보냈고, 결과를 얻지 못하고 아쉬움만 남은 2번째 서울과의 맞대결은 이렇게 끝납니다.
끝인 듯 끝이 아닌 두 팀의 2022 정규리그 최종라운드
앞선 두 번의 대결에서 서로 한 번씩 상처를 주고받았던 상대, 대구와 서울. 이번에도 만남의 장소는 '대구', 하지만, 앞선 두 번의 대결과는 조금 다른 점들이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라면 이 최종전은 진짜 최종전이 아니라는 점이죠. 12개 팀이 함께 돌던 정규리그의 마지막일 뿐, 다시 상, 하위 6개 팀씩 나뉘어 다시 5경기를 더 펼쳐야 합니다. 그리고 상위에서는 우승과 ACL 출전을 놓고, 하위에서는 강등을 피하고자 치열한 생존 싸움을 펼쳐야 하죠. 2022시즌, 현재 상황에서 파이널B가 확정됐지만, 상대 서울은 파이널A에 대한 너무나도 작은 '가능성'은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관점에서 두 팀은 파이널 B 그룹에서 거의 다시 만난다고 봐야 할 듯한데요.
두 팀은 시즌 맞대결에서 모두 서울이 승리를 거뒀던 터라 대구에겐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하지만, 대구의 경우, 지난 라운드 제주 원정에서 극적 무승부와 함께 득점 루트인 고재현-세징야-제카의 부활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또, 9위 수원삼성과의 승점 차가 2점에 불과해 결과에 따라 한 자릿수 순위 진입도 가능한데요.
누구의 절박함이 더 큰지, 또 그 절박함과 투지가 어디에서 나타날지가 중요해 보이는 매치, 역대 통산 전적에서 서울에 12승 15무 19패, 최근 10경기에서는 2승 4무 4패를 기록 중인 대구가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다시 한번 서울을 상대로 웃을 수 있을까요? 'AGAIN 2007'을 꿈꾸는 대구의 도전은 9월 18일 오후 3시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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