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이 봉사상을 수상? "노조도 사회적 책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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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57) 경창산업 노조위원장은 지난 14일 '31회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대구시사회복지협의회로부터 명예사회복지사상을 수상했다.
김 위원장은 "노조원 전체가 명예복지사 인증을 받은 것"이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되면 그간 못다 한 국수 봉사활동도 왕성하게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창산업 노조가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09년 김성호 노조위원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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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끝나면 '무지개 봉사단' 국수 배식 재개
김성호(57) 경창산업 노조위원장은 지난 14일 '31회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대구시사회복지협의회로부터 명예사회복지사상을 수상했다.
김 위원장은 "노조원 전체가 명예복지사 인증을 받은 것"이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되면 그간 못다 한 국수 봉사활동도 왕성하게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창산업 노조와 경영진은 지역에서 노사화합의 모범으로 통한다. 1961년 창립한 경창산업은 현재 사원 1,300여 명, 매출액은 5,200여 억원 이른다. 경창산업은 60여년 동안 노사 간 갈등과 쟁의 한번 일어나지 않을 만큼 사측과 탄탄한 관계로 정평이 나 있다.
경창산업 노조가 사측과 마음을 튼 중심에는 김 위원장의 역할이 컸다. 2019년 창사 이래 최대 경영 위기가 찾아왔을 때 그는 어려운 회사 사정을 알고 조합원들을 일일이 설득, 2년 동안 임금을 동결했다.
그는 "노조도 회사의 주인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경영을 정상화하고자 나섰다"며 사무직 근로자 구조조정, 생산직 희망퇴직도 진행했다. 다행히 위기가 순조롭게 넘어갔고 손일호 경창산업 회장이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회사 경영을 위해 노조가 발 벗고 나서서 고마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조가 안정된 만큼 사회적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경창 노조는 창립 이래 꾸준히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경창산업 노조가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09년 김성호 노조위원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그는 형식적인 기부보다 지역민과 직접 만나는 봉사에 적극 뛰어들었고 지정 기탁 기부도 늘여갔다.
그가 봉사활동에 남다른 열정을 갖는 것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어렵게 학업을 이어온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학창 시절에 나중에 자리를 잡으면 등록금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꼭 도움을 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의 다짐은 30여년 만에 실현됐다. 2015년 지역의 한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보육원의 경영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들었다. 노조 회의 때 이 안건을 제시해서 봉사단을 통해 도울 방법을 논의했다. 한 조합원이 '노조원 자체 장학금을 보육원으로 매년 기부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즉석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돼 지금까지 노동조합 이름으로 매년 기부금이 전해지고 있다.
"연차가 많은 노조원 대부분이 가난 때문에 제대로 학업에 충실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꺼이 기부에 동의해 주었습니다."
봉사활동 중 가장 도드라진 것은 조합에서 구성한 '무지개 봉사단'의 국수 배식 봉사를 꼽을 수 있다. 2015년 구성된 이 봉사단은 조합비와 모금 활동을 통해 저소득층과 독거노인에게 매월 1회씩 국수를 끓여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되었지만, 곧 재개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2003년 홀로 단상에 올라 석탑산업훈장 수상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번 명예사회복지사상은 조합원 전체가 받은 것과 다름없다"며 "최근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무인 USR(Union Social Responsibility)이 강조되는 시기에 이번 수상이 노동조합의 사회적책무를 인정받는 첫걸음인 것 같아 더 기쁘다"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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