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골 침묵? 모두를 침묵시킬 골이 필요한 시점
■ 지난 시즌 EPL 득점왕 손흥민 골 가뭄 현상 왜?
지난 시즌 득점왕 출신의 부진이 영국 현지를 비롯해 국내서도 화제다. 개막 이후 8경기째 무득점은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이후 최장 기록이다. 손흥민의 침묵과 함께 토트넘도 챔피언스리그에서 포르투갈 스포르팅에 패하며 올 시즌 무패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에서 2대 0 패배를 당한 것과 함께 손흥민은 단 한 개의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모두를 침묵시킬 손흥민의 골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 손흥민, 백태클 등 노골적 반칙으로 상대 팀 집중 견제받는 중
새로영입한 선수와 손흥민의 시너지 효과? 기대만큼 충분하지 않다.
토트넘을 상대하는 유럽 프로팀들은 지난 시즌 손흥민과 해리 케인 조합의 막강한 화력을 목격했다. 정석이든 변칙이든 주득점원인 손흥민-케인 조합을 철저하게 막아야 이길 수 있다는 인식과 함께 두 선수를 막는 방법을 더 고민하고 이번 시즌을 맞았다고 추론할 수 있다.
실제로 손흥민이 질주하는 상황에서 상대 선수가 뒤에서 잡아채거나 위험한 백태클로 넘어뜨리는 노골적인 반칙 장면이 나오는 것은 손흥민의 파괴력이 두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집중 견제와 함께 손흥민이 침묵하는 이유는 또 있다. 콘테 감독이 새 시즌을 위해 의욕적으로 영입한 선수와 손흥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만큼 충분하지 않다. 왼쪽 측면 자원으로 영입된 페리시치가 손흥민 대신 공을 전방까지 운반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이후 페리시치가 손흥민에게 패스를 주는 대신 히샬리송이나 케인을 보고 크로스를 올려주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준희 위원은 "페리시치 위치가 높을수록, 바로 옆에 있는 손흥민의 위치는 낮아지는 경향이 강해진다. 세세뇽이 경기장에 있을 때보다 페리시치가 들어와 있을 때 손흥민과의 배치가 엇갈리는 게 일반적이라 페리시치와의 부조화가 점점 더 두드러진 문제로 떠오른다. 서로의 특성에 대한 이해와 조화가 부족하고 이 점이 시너지가 안 나는 이유다."고 밝혔다.
더구나 페리시치가 공격적으로 나가면서 최전방으로 침투하면 손흥민이 수비적으로 그 뒤를 받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부조화는 페리시치 자신도 알고 있고 언급까지 한 적이 있다. 페리시치까지 말한 이 부조화에 대해 콘테 감독은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두 선수의 역할에 대한 확실한 조율과 함께 상생할 방안을 찾아야 하지만 해결책이 안 보인다.
■ 케인의 최전방 복귀…손흥민 돌파 공간 부족
올 시즌 케인이 '타겟형 스트라이커'라는 원래의 역할에 더 충실하면서 자연 발생하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케인은 스트라이커라는 본인의 자리에 머물기보다는 수비에 가담해 공을 되찾으면 과감한 전진 패스로 손흥민에게 공을 전달하는 장면을 많이 연출했다.
이처럼 공격형 미드필더나 게임메이커 같은 몫을 해냈다면 공격 자원이 많이 확보된 올 시즌엔 자신의 본래 위치인 최전방에서 골을 넣는 일에 더 집중하고 있다.
한준희 해설 위원은 "올 시즌에도 케인이 수비에 가담하는 상황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실리적인 수비 축구를 하면서 케인을 포함해 전체 스쿼드가 낮은 위치까지 내려 앉아있다가 역습을 노리는 전개를 펼쳤다면, 올 시즌엔 케인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토트넘의 전체 위치가 많이 올라와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손흥민은 중앙선 근처부터 가속도를 붙여서 개인 돌파로 질주해 기회를 만들어내는 유형의 선수다. 올 시즌 토트넘의 진영이 많이 올라와 있다는 것은 손흥민의 돌파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점이 손흥민에게 기회가 부족한 이유 가운데 하나" 라고 분석했다.
■ 콘테 축구에 없는 것 하나? "확실한 게임 메이커"
콘테 축구가 간과한 또 한가지 문제는 게임 메이킹을 맡아줄 확실한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케인이 수비적으로 내려앉아 게임 메이커 몫을 해냈지만 원래 위치로 올라간 이번 시즌엔 그 역할을 해줄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손흥민에게 전술적 고립 상태가 발생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예전부터 윙백의 능력을 중시한 콘테 감독이 실력 좋은 윙백을 영입한 것은 성공했지만 새로 영입된 자원과 기존 윙 포워드와의 조화가 나오지 않는 점과 함께 측면 크로스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으로는 유럽 축구 정상 정복이 어렵다.
토트넘 수비진의 빌드업 능력이 별로 좋지 않은 데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조율할 선수가 없으니 답답한 경기가 이어진다는 것이 한준희 해설위원의 분석이다. 확실한 것은 손흥민의 골 침묵은 기량 하락이나 부진이 아니고 침묵일 뿐이라는 점이다. 첫 골이 터지면 모든 문제가 사라진다고 한 위원은 내다봤다.
토트넘은 내일(18일) 영국 런던에서 레스터시티를 맞아 홈경기를 치른다. 현재까지 4승 2무로 리그 무패를 달리고 있는 토트넘이 어떤 경기력을 펼칠 것인지, 콘테 감독의 해법은 무엇인지 주목된다.
김인수 기자 (andre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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