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함 남긴 中 '동북공정 꼼수'..한중 외교서 변수될까

노민호 기자 2022. 9. 1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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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일 고대 유물 전시회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제외한 한국사(史) 연표를 게시하며 이른바 중국의 '동북공정 꼼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 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지난 7월부터 '동방길금(東方吉金·동방의 상서로운 금속)-한중일 고대 청동기전' 공동 특별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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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미중패권 경쟁 속 '韓 견인'해야 하는 中..빨리 봉합하려 할 듯"
'동북공정 대응 역사강연회와 만리장성 퍼포먼스'.(세계국학원청년단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최근 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일 고대 유물 전시회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제외한 한국사(史) 연표를 게시하며 이른바 중국의 '동북공정 꼼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외교가 안팎에선 향후 한중 양국 간 외교에 있어 변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지난 7월부터 '동방길금(東方吉金·동방의 상서로운 금속)-한중일 고대 청동기전' 공동 특별전을 열었다.

하지만 당초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한 한국사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 부분을 빼 논란이 일었다.

관련 소식이 국내에 알려진 건 지난 13일이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관람 중단 및 전시품 조기 철수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중국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외교부도 외교채널을 통해 유감 표명 및 즉각 시정 조치,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다.

중국은 지난 15일 '연표를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우리 측에 전달해왔다. 우리 외교부에는 "어떠한 의도에 의해 추진된 사안이 아니다"라는 입장도 밝혔다.

지난 2004년 8월 한중 외교 당국자들이 구두로 합의한 '고구려사 문제가 정치화 되는 것을 방지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5개 양해사항'에 대해서 '중국 정부의 존중 입장은 변함이 없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중국 측이 '고의성이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고, 연표 철거라는 적극적 조처로 우리 측에 성의를 보였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반면 중국이 고구려와 발해를 한국사 연표에 다시 명기해 게재하는 대신, 철거만 했다는 점에서 '보여주기 식 대처'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지난 2002년부터 5년간 진행된 동북공정은 사실상 종료됐지만, 영토 중심적 사관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한국사 왜곡'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월4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오성홍기를 든 소수민족 중 하나로 표현됐다. 2022.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지난 2010년 후반부터 진행된 우리 문화를 중국 문화 일부로 편입·소속시키려는 '문화공정' 역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재 진행형'임이 확인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 행사에 한복을 입은 여성을 중국 소수민족 가운데 1명으로 등장시켜 '고의적으로 한복을 중국 문화인 것처럼 알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작년에 제작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홍보영상에도 상모돌리기와 한복을 등장시켜 논란이 됐었다.

이러한 '이슈'들은 한중 외교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미 양국은 '사드 3불(不)·1한(限)',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등 국민적 감정에도 영향을 준 외교적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 사안들은 아직 종결되지 않아 언제든지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는 요인도 있다.

관건은 중국 정부의 태도다. 전문가 일각에서는 미중패권 경쟁 심화 속에서 한국이 미국 쪽으로 경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이 동북공정·문화공정과 같은 논란이 외교적으로 비화되는 걸 적극적으로 차단하려 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미중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중 간 역사왜곡 문제가 불거지는 건 중국 입장에선 손해"라며 "한국을 중국 쪽으로 견인해야 하는 입장에서 중국은 리스크가 되지 않게 관련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빨리 봉합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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