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웃음도 감동도 풍성..가을에 어울리는 코미디 영화 '컴백홈'
※이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 아마 많은 관객들이 고향에 있는 내 친구, 가족에게 전화 한 통 걸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웃음도 있고 감동도 있는 코미디 영화 '컴백홈'이다.
'컴백홈'은 모든 것을 잃고 15년 만에 고향으로 내려오게 된 무명 개그맨 '기세'(송새벽 분)가 거대 조직의 보스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거북이 달린다', '피 끓는 청춘' 이연우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이지만, 단순히 웃음을 선사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촘촘한 스토리 구성으로 몰입도를 높였고, 생각할 거리도 던져준다. 특히 한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 가족이 있다면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먼저 도망가 버린 아버지와 떨어져 혼자 남게 된 기세는 산속 큰 구덩이에 빠져 정신을 잃었다가 구출됐다. 몇 년 후 기세는 개그맨이 되기 위해 상경한다. 7년 차, 드디어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다음 주 코너를 메인으로 맡게 되지만 프로그램은 급작스럽게 폐지된다.
절망한 기세는 월세를 내지 못한 단칸방에서도 쫓겨나고, 설상가상으로 아버지의 부고 고식을 듣고 고향으로 향한다. 그는 아버지가 자택에서 칼에 찔려 사망했다는 사실을 듣고 나서도 심드렁했지만, 삼촌 강돈(이범수 분)의 사기 행각에 점차 의구심을 갖게 된다.
결국 기세는 어릴 적 아버지의 방식대로 강돈과 놀이 기구에 탑승해 정면 승부를 벌이고,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그라는 사실을 밝혀내는데 성공한다. 또한, 어릴 적 자신을 깊은 구덩이에서 구해냈던 사람은 아버지였다는 사실도 경찰에 전해 듣고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이 같은 촘촘한 스토리 구성, 공감을 자아내는 이야기가 배우들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라미란 씨는 작품의 간담회에서 "감독님은 이야기를 잘 쌓아올려서 웃음의 요소는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풀어놓으셨다"고, 이범수 씨는 "웃음이 일차원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타이틀롤 '기세' 역을 맡아 119분의 러닝타임 내내 몰입도 있게 이끄는 송새벽 씨의 힘이 강하다. 자신만의 장기인 살짝 피곤해하는 듯, 짜증 난 듯 혹은 지질해보이는 생활연기를 수려하게 해내며 캐릭터의 우여곡절 많은 상황 속 감정을 잘 표현해냈다.
라미란 씨는 러블리 그 자체다. 딸 앞에서는 강단 있는 엄마이지만, 젊은 시절 기세와 풋풋한 감정 연기를 할 때는 아련한 첫사랑의 감정을 사랑스럽게 잘 표현해냈다. 본인들은 "무리수"라고 표현했지만, 두 사람이 직접 연기한 젊은 시절 장면도 볼거리를 더했다.
깜짝 출연은 재미를 더했다. 기세가 개콘에 출연하는 신인 개그맨이었다는 설정에 따라, 실제 개콘 출신인 김준호♥김지민 커플, 개그맨 김대희 씨 등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실감 나는 연기를 적재적소에 펼쳐 몰입도를 높였다.
작품이 많아지고, 기술력이 높아진 지금, 어쩌면 '컴백홈'은 다소 촌스럽게 보일 수도 있는 영화다. 하지만 맥락 없이 소모적인 웃음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와 감동을 선사하면서 그 안에 소소한 웃음 코드를 심어놓은 점이 현명하다.
연출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으로 발걸음 해주기를 바랐다. 이연우 감독은 "계획을 세워가기보다는, 마실 나갔다가 가족끼리 극장 가서, 연인끼리 가볍게 뭐 볼까 해서 보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좋은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웃음과 감동을 풍성하게 담은,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 '컴백홈'은 오는 10월 5일 개봉한다.
[사진출처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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