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속풀이] '초대합니다'..언론 '단톡방' 파는 與 의원들

노선웅 기자 2022. 9.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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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메일·문자→카톡방..선거캠프 '마크맨 체제' 분위기로 변화
서병수·김기현·안철수 등 중진부터 최재형·태영호 등 초선까지 다양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후반기 국회의원 단체사진 촬영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미소 짓고 있다. (공동취재) 2022.9.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당초 메일과 문자 등을 통해 주요 일정과 보도자료를 언론에 전하던 국회 내 관행에 변화의 바람이 불 조짐이 보인다. 선거 때 주로 운영되던 기자들 대상 단톡방이 '의원실 단톡방'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다. 야당보다는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각종 선거 때 언론이 주요 후보자들을 상대로 '마크맨 체제'를 운영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캠프차원에서 단톡방을 개설한 데서 비롯됐다. 이를 두고 의원실과 언론 상호의 편익을 늘릴 것이란 평가와 함께, 너무 방대한 보도자료로 인해 기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할 수 있단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최근에는 차기 당권주자로 손꼽히는 김기현 의원(4선)의 단톡방이 만들어졌다. 최근 김 의원은 당대표 출마를 염두에 두고 SNS를 활용한 의정활동 홍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실 관계자는 "의정활동 홍보 목적의 영상과 글 등을 자주 올리다보니 (언론에 알릴) 단톡방 운영의 필요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 중진 안철수(3선) 의원은 올해 6·1 지방선거를 통해 국회로 복귀하는 동시에 '공보용' 카카오톡 단톡방을 만들었다. 안 의원의 경우 이전까진 지방선거 후보자로서 선거캠프 취재 지원을 위한 차원에서 단톡방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국회에 복귀하면서는 의정활동 취재를 지원하기 위해 단톡방을 새롭게 개설했다.

당내 최다선인 서병수 의원(5선)도 일찌감치 언론 상대 단톡방을 만들어 운영해왔다. 서 의원의 경우 재작년 말부터 각종 SNS 글과, 보도자료, 회의자료 등 의정활동에 관한 자료들을 수시로 공유하기 위한 단톡방을 개설했다. 활동이 적어 단톡방 참여 인원이 한동안 100명대 초반에 머물고 있지만, 차기 국회부의장직 선출을 노리고 보다 활발한 활동에 나설 것이란 예측도 있다.

초재선의원 중에서도 점차 단톡방을 만들어 활발한 홍보활동과 언론대응에 나서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도 하는 태영호 의원실에선 페이스북 논평과 입장문, 각종 세미나 및 토론회 일정 등을 언론 단톡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재작년부터 일찍이 단톡방을 운영해온 태 의원의 경우 단톡방 참여 인원만 270명을 웃도는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 추석을 앞두곤 태 의원이 직접 등장해 깜짝 추석인사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대선후보였던 초선의 최재형 의원도 최근 단톡방 개설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 3월에 개설된 최 의원 단톡방에선 페이스북 글과 기자회견 일정 및 전문, 라디오 및 TV방송 출연 등에 관한 일정이 빈번히 공유되고 있다.

이런 경향에 대해 보좌진 등 의원실 관계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단톡방 개설을 고려 중이라는 한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님 논평과 일정이 늘면서 이를 언론에 알리기 위한 일종의 창구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민감한 문제는 아니지만, 단톡방 개설에 관한 득실과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한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민들에게 알릴 만한 수단이나 기회가 적어 중진급에서나 홍보활동이 활발했는데, SNS가 발달해 이를 이용하는 의원 및 보좌진 비율이 늘면서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각종 방법으로 홍보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곳도 있었다. 한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단톡방 운영을 고민하는 것은 당장 기사화될만한 거리가 부족하다는 현실적 이유 때문"이라며 "아무리 많이 자료를 배포하고 공유해도 소위 '거리'가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면 오히려 실증나거나 피하게 될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기자들도 늘어나는 단톡방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기자는 "매일 여야 의원실로부터 메일과 문자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에 의원 개인별 단톡방까지 생기면서 확인해야할 것들이 늘었다"며 "개인 단톡방을 통해 쏟아지는 자료들 중 정작 기사 가치가 있는 것들은 적다면 반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buen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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