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범죄' 엄단 외친 한동훈..'데이트 폭력' 치부해 소송당한 이재명
한동훈, 15일 스토킹 범죄 현장 신당역 방문 “장관으로 할 수 있는 일 적극 할 것”
이재명, 조카의 스토킹 피해자 유족에게 소송당해 진행 중인 재판은 지지부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5일 스토킹 범죄가 벌어진‘신당역 역무원 살인 사건’ 현장을 비공개로 방문하고 법무부도 스토킹 범죄 엄정 대응에 나서면서 같은 유형 범죄를 둘러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상반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이 대표는 자신이 변호한 조카 살인사건을 두고 ‘데이트 폭력’이라고 발언해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1억 원대 민사소송을 당해 재판을 받고 있다.
16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5일 오후 한 장관은 비공식 일정으로 서울 중구 신당역을 방문했다. 한 장관은 별도 수행원을 두지 않고 신당역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현장을 둘러봤다. 한 장관은 국가가 스토킹 범죄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한 것에 책임감을 느껴 사건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그는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유족의 슬픔이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대단히 안타깝다고 생각한다”며 “법무장관으로서 책임감을 깊이 느끼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살인 사건의 가해자인 전모(31)씨는 피해자인 20대 여성 역무원 A씨를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범행을 저질렀다. 전 씨는 14일 오후 신당역에서 약 1시간 대기하다 화장실을 순찰하던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했다. 두 사람은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라고 한다.
법무부는 스토킹 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16일 법무부는 추가적인 스토킹 범죄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반의사불벌죄’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범죄 초기 잠정조치 방법에 가해자에 대한 위치추적을 신설해 2차 스토킹 범죄, 보복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도 법무부는 스토킹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당시 한 장관은 “스토킹은 재범가능성이 높은 범죄다. 개정안을 통해 국가가 스토킹범죄로부터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같은 유형의 사건을 둘러싼 이 대표의 처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표는 과거 자신이 변호를 받은 조카의 살인 사건을 단순히 ‘데이트 폭력’이라고 언급해 피해자 유족에게 1억 원대 민사소송을 당해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 조카 김모 씨는 2006년 5월 자신과 사귀다 헤어진 B씨 집을 찾아가 B씨와 그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해 11월 대선 과정에서 해당 변호 이력이 논란이 되자 이 대표는 “제 일가 중 한 명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명했다. 이에 피해자 유족 측은 “살인 범죄를 ‘데이트 폭력’이라고 표현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지난해 말 이 대표를 상대로 1억 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재판은 지지부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소송 제기 후 51일 만인 지난 2월 재판부에 낸 답변서에서 “원고의 주장 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답변서를 작성하기 위해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대로 상세한 준비 서면을 제출하겠다”고만 했다. 자세한 설명은 적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9일 재판부에 추가로 낸 서면에선 과거 여자친구 살인 사건들을 데이트폭력이라고 쓴 언론 기사들을 위주로만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불성실한 재판 대응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피해자 B씨 측은 과거 이 대표가 조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법원에 감경을 요청했지만, 조카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도 전혀 없었고, 정신감정 결과에서도 온전한 것으로 판명됐다며 변호사법 및 변호사 윤리장전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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