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쟁 책임 떠넘겨.."빨리 끝내고 싶어도 우크라가 회담 거부"

정채빈 기자 2022. 9. 1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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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각)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인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회담 중 ‘빨리 전쟁을 끝내고 싶지만 우크라이나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 시각) 알자지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모디 총리와 회담한 푸틴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우크라이나 사태가 끝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모디 총리가 “지금은 전쟁의 시대가 아니다”라며 “세계를 하나로 묶는 건 민주주의와 외교, 대화”라고 말하자 내놓은 답변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당신의 입장과 우려를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협상 절차를 거부했다. 그들은 전장에서 군사적 수단으로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인도는 냉전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인도의 가장 큰 무기 공급국이다.

인도에 이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한 푸틴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회담에서 어떤 긍정적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당연히 회담을 제안했겠지만, 오늘은 그런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특별 군사작전’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며 “느린 페이스로 가고 있지만 서두를 일이 없다.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중재하고 양국 정상 간 회담을 주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정상회의 후 푸틴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웃음을 띤 얼굴로 “우크라이나 키이우 당국은 적극적인 반격 작전을 개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며 “자, 일이 어떻게 될지, 어떻게 끝날지 지켜보자”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러시아 군대는 민감한 곳을 몇 차례 타격했다”며 “그걸 경고라고 가정해 보자. 이대로 상황이 계속 전개된다면 대응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는 지난주 우크라이나가 반격해 하르키우 일부 영토를 수복한 이후 나온 푸틴 대통령의 첫 공개 발언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새로운 영토를 점차 장악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군사작전’에 변경이 필요한지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계획은 조정 대상이 아니다”며 “총참모부는 한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른 건 부차적으로 여긴다. 우리의 주 목표는 돈바스 영토 전체의 해방”이라고 답했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은 친(親) 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곳으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반기를 들고 독립을 선언한 지역이다. 이곳은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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