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어랑천발전소 공사현장, 2년전 태풍에 '폭삭'..뒤늦게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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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함경북도의 어랑천 발전소 공사 현장이 2년 전 태풍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폭삭 무너진 모습이 뒤늦게 공개됐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최근 어랑천 일대 발전소 건설에 착수한 지 41년 만에 마지막 공사인 3호 발전소 건설을 마무리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 이는 붕괴와 역경을 이겨내고 성과를 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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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교시 41년 만인 지난달 완공..'역경 극복' 강조하려는 듯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 함경북도의 어랑천 발전소 공사 현장이 2년 전 태풍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폭삭 무너진 모습이 뒤늦게 공개됐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최근 어랑천 일대 발전소 건설에 착수한 지 41년 만에 마지막 공사인 3호 발전소 건설을 마무리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 이는 붕괴와 역경을 이겨내고 성과를 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5일 오후 기록편집물 '조국의 북변에 새겨진 건설자들의 위훈-어랑천 3호 발전소 건설의 나날을 더듬어'에서 태풍이 휩쓸고 간 처참했던 당시 광경을 방영했다.
이날 TV로 공개된 장면으로는 애초 어떤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사 현장이 어지럽다.
시멘트벽은 무너졌고 통나무가 쏟아져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다. 복구 작업을 위해 포클레인과 사다리차가 투입된 모습도 눈에 띈다.
TV는 "불의에 들이닥친 태풍이 어랑천 3호 발전소 건설장을 휩쓸었다"며 "광덕언제(댐) 건설장은 폐허로 변했고 도로와 다리들이 파괴됐다"고 회고했다.
한명철 청진금속건설연합기업소 부기사장은 취재진에 "그때 우리 피해 상황이 그야말로 말할 형편이 못 됐다"며 "침실도 변변히 없었고 다 떠내려가고, 혼합장·파쇄장·선별장 설비들과 기중기가 다 침수되고 나니까 설비를 당장 돌릴 형편도 못 됐다"고 말했다.
같은 기업소의 오명윤 과장은 "태풍 피해로 공사가 중단되느냐 마느냐 하는 심각한 위로에 놓였을 때도 당 중앙에 언제 완공의 보고를 올리겠다는 굳은 결심을 안고 우리 건설자들은 총돌격했다"고 거들었다.
북한은 2020년 8∼9월 장마철 폭우에 이어 제8호(바비)·9호(마이삭)·10호(하이선) 태풍이 연달아 닥쳐 최악의 수해를 입었다.
특히 어랑천발전소가 있는 함경도는 직격탄을 맞아 최대 연·아연 생산지인 검덕지구 일대에서만 주택 2천여 세대가 파괴·침수되고 도로 6만m가 유실됐다.
어랑천발전소는 1981년 6월 5일 김일성 주석의 교시로 건설이 시작됐지만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장기간 답보했다.
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7월 공사장을 찾아 "수령님(김일성) 교시가 계신 때로부터 30여 년이 지나도록 완공되지 못한 실태"를 질책했고, 노동당 창건 75주년이던 2020년 10월 10일까지 3호 발전소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태풍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차일피일 미뤄졌다.
그러다 지난 4일 마침내 준공식을 열어 마지막 공사 대상인 3호 발전소 건설이 마무리됐음을 대외에 알렸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사회 곳곳의 치부를 숨기지 않고 과감히 드러내며 시정의 계기로 삼고 있다.
어랑천발전소의 피해 모습을 공개한 것도 주민들이 당을 믿고 단결하면 자연재해조차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선전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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