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수회담 거듭 요청하지만..尹 흔쾌히 답 안하는 이유는
민생을 위해선 윤 대통령과 거대 야당을 이끄는 이 대표가 만나 현안 과제를 논의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필요하지만 현재 정치적인 분위기로 볼때 성사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성사되더라도 윤 대통령-이 대표간 '1대1 회동'이 아니라 여야 대표들이 함께 하는 다자 회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취임 직후부터 보름여 간 영수회담을 거듭 요청해왔다.
이 대표는 취임 첫날인 지난달 29일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다시 한번 영수회담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도 "가능한 빨리 영수회담을 요청한다"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정치는 위기에 빠진 국민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통령께 다시 요청드린다"고 거듭 언급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민생경제위기 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서도 "다시 한번 이 자리를 통해 윤 대통령에게 여야·정파를 떠나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로 논의할 수 있는 영수회담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영수회담 명분은 민생이다.
이 대표는 "민생에는 피아(彼我)가 없다. (영수회담은) 고통을 받는 국민에게 개인으로서 일꾼으로서 최소한의 예의이자 의무"라며 "(회담의) 절차와 형식은 전혀 구애받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입장에선 '사법 리스크'에 몰려 있는 이 대표와 독대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일대일로 만나면 이 대표에 관심이 모아질 것이고 이 대표의 정치적 무게감 키워주는 격"이라며 "만나서 나눌 대화도 딱히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이 대표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14일 "정의당도 정리가 되면 방식은 어떻게 되든 간에 그때쯤 되면 한번 논의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누누이 얘기하지만, 대통령은 영수회담 용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구시대에 쓰던 얘기를 계속 쓰지 않겠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드렸다"고 강조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이 이 대표와의 '1대1 회동'을 사실상 거부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때 이 대표가 지속적으로 제안하더라도 당분간 영수회담이 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도 지지율 등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가 짜이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영수 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분위기로 볼때 여야 대표들이 함께하는 다자 회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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