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윤종빈 "글로벌 3위 '수리남', 플랫폼 위력 실감"
"수리남 정부 법적 대응? 노코멘트"
"시리즈 도전 체력적 한계..'시즌2' 계획 無"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종빈 감독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지난 9일 공개된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6부작 시리즈.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 '공작' 등 다수의 히트작을 선보인 윤 감독의 첫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리즈물이다.
“욕심과 부담감을 내려놓고 시리즈 작업에 임했다”며 운을 뗀 윤 감독은 “확실히 플랫폼의 힘이 있는 것 같다. 역대 내가 만든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봤더라. 공개한 지 5일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주변에 안 본 사람이 없다. 영화랑 보는 속도가 완전히 다르다"고 감탄했다.
“‘오징어 게임’이 워낙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K-콘텐츠의 문을 활짝 열어준 덕분에 저는 오히려 마음이 가벼웠어요. 더 엄청난 기록을 세울 욕심도, 특별히 바라는 것도 없고요. 충분히 만족하며 처음 경험하는 상황들을 신기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웃음)”
윤 감독은 처음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 이야기가 흥미롭긴 했지만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당시 범죄물을 선보인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고, 2시간짜리 분량 안에서도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느꼈단다. 무엇보다 새로운 장르에 대한 고민과 갈증이 컸단다.
윤종빈 감독은 “내가 ‘공작’ 끝낸 뒤에도 감독을 못 찾았는지 (하정우가) 작품을 하자고 또 이야기하더라. 그 때도 같은 이유로 고심했지만, 주위에서 워낙 많은 응원을 해줘서 결국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중들이 제게 원하는 게 뭔 지를 고민하던 지점에서 '범죄와의 전쟁' 같은 장르를 언제 또 하냐고 워낙 많이들 물어보셔서 ‘수리남’ 연출을 결심했어요. 영화가 아닌 시리즈로 작업한다면 부담과 욕심을 내려놓고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았고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주인공 강인구 역할의 실존 인물도 만났다. 윤 감독은 “세 번 정도 만났다. 군인 같은, 강직하고도 상남자 느낌이었다. 그의 삶의 경험이나, 외모적으로도 어디서든 생존이 가능할 것 같은 이미지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인물을 하정우라는 배우를 통해 영화로 찍어야 하다 보니 협상 능력, 능글미 등이 첨가됐다. 너무 거칠거나 단조롭지 않게 시리즈물의 주인공다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본질은 살리되 내면의 강인함은 존재하나 조금은 능글맞게 영화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마약왕 전요환(황정민 분)을 사이비 목사로 설정한 이유는 리얼리티 때문이었다. 윤 감독은 “실화에서 가장 크게 각색한 포인트 중 하나”라며 “어떻게 하면 주인공이 마약왕에게 속은 게 가장 극적으로 보일까를 고민하다 직업만으로 믿음을 주는 종교인으로 택했다. 제일 풀기 어려웠던 부분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가상국가로 설정할 수도 있지 않았냐는 물음에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지만 픽션이다 보니 굳이 가상국가를 해야 하나 싶었다. 필요성을 아예 못 느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촬영 분량이 정말 많았어요. '공작' 때 102회차 정도 찍었다면 이번에는 133회쯤 찍었을까요? 영화보다 1.5배는 많은 양이에요. 매일 분량이 많아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고 건강이 악화됐어요. 왜 미국 감독들이 시리즈물 안 하겠다고 하는 줄 알겠더라고요. 만약 또 하게 된다면 나눠서 해야 하지 않겠나 싶어요. 정말 생명을 담보로 하는 작업이었으니까요."
그러면서도 “상대적으로 영화는 좀 더 디테일하게 여러가지를 챙겨갈 수 있지만, OTT 시리즈물은 플랫폼 특성상 스스로 조금은 내려놓고 관대해지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한 작업이었다. 플랫폼 마다의 장단이 너무 분명해 모든 면에서 비교가 불가한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새로운 경험임을 들려줬다.
“‘시즌2’요? 글쎄요. 촬영 당시에도 전혀 그 부분은 염두에 두지 않았어요. 현재도 아직 계획이 없고요.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현재에 집중하고 충실하려고 해요. 나중의 일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어요.(웃음)”(인터뷰②에 계속)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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