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남기일 감독 재계약 소식에 주민규 전화가 불난 사연은?

이준희 2022. 9. 1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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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제주는 오늘(16일) 보도자료를 내고 남기일 감독과 2년 더 동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남기일 감독의 재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전화가 빗발친 건 당사자가 아닌 제주의 공격수 주민규였다.

올 시즌을 끝으로 제주와 계약이 마무리되는 주민규.

제주가 생각만큼 주민규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며 재계약 협상이 난항에 빠진 가운데, 남기일 감독은 주민규의 부재를 가정한 채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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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1부리그 역사상 최초로 국내 선수 2년 연속 득점왕에 도전하고 있는 제주 주민규.


프로축구 제주는 오늘(16일) 보도자료를 내고 남기일 감독과 2년 더 동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제주의 16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남기일 감독은 2024시즌까지 제주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런데 남기일 감독의 재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전화가 빗발친 건 당사자가 아닌 제주의 공격수 주민규였다.

현재 15골로 K리그1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주민규는 프로 출범 이후 1부리그에서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국내 선수 2년 연속 득점왕'이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에 도전 중이다.

■"감독님 뛰고 싶습니다."

그런데 득점 선두 주민규는 최근 '주전 경쟁'이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실제 주민규는 8월 들어 선발보다 교체로 경기에 투입되는 일이 더 잦은 상황이다.

8월 이후 치른 리그 9경기에서 주민규가 선발로 나선 경기는 단 2번뿐. 특히 지난 33라운드 김천전에선 경기 종료 직전인 89분에 투입되는, 득점 1위 선수로서 조금은 자존심이 상할 법한 경험을 했다.

출전 시간이 들쭉날쭉해지자 주민규의 득점도 자연히 줄기 시작했다. 주민규는 진성욱에게 주전 공격수 자리를 내준 8월 이후 단 2골에 그치고 있고, 그 사이 득점왕 경쟁에서 조규성과 이승우(나란히 13골)가 주민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제주는 '주민규 없이 살아남기' 연습 중?

제주 남기일 감독과 주민규의 동행은 올 시즌을 끝으로 마무리될까?


도대체 득점 1위 주민규에겐 무슨 시련이 찾아온 것일까?

"컨디션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요. 45분이라도 뛰면 모르겠는데. 김천전에는 89분에 들어가고 어느 때는 15분 뛰고, 10분 뛰고 또 그러다 선발로 나서고…. 그러다 보니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솔직히 쉽지 않아요."

올 시즌을 끝으로 제주와 계약이 마무리되는 주민규. 제주가 생각만큼 주민규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며 재계약 협상이 난항에 빠진 가운데, 남기일 감독은 주민규의 부재를 가정한 채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주민규 역시 선발에 관한 모든 것은 감독의 뜻이라고 말했지만, 목소리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선발로 못 나온 지 두 달 정도 됐는데... 솔직히 시간을 더 많이 받았으면 골 기회가 많지 않았을까 싶어요. 서운한거요? (진)성욱이나 (김)주공이나 저 대신 경기에 뛰는 선수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어서 저는 크게 불만은 없는데…. 사실 아쉽기는 하죠. 지금 득점 선두를 달리면서 2년 연속 득점왕이라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눈앞에 두고 있잖아요. 어렵게 기회를 만들어 놓았는데 마지막에 엎어진다면 굉장히 아쉽겠죠."

뛰고 싶어도 뛰지 못하는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주민규는 남은 6경기에서 몇 분을 뛰든 프로답게 시즌을 마무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제가 골을 더 넣었어야 했나 봐요. 부족했던 거죠. 제가. 그래도 마지막까지 제주 팬들 그리고 선수들과 함께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좋겠어요. 시즌 끝날 때까지 몇 분을 뛰든 좋은 모습으로 팬들 기억에 남고 싶어요. 남은 시즌도 프로처럼 행동하고 싶어요. 흐지부지 행동할 생각은 없습니다."

주민규가 전인미답의 2년 연속 국내 선수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인 가운데, 국내 최고 스트라이커를 얻기 위한 치열한 다른 구단들의 물밑 경쟁은 벌써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마음을 열어놓은 상태죠.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팀이 오면 고민해봐야죠. 저는 행복하게 축구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서요. 여러 가지 고려하면서 마음 열어놓고 있습니다."

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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