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울시의원 "좋아하는데 안받아주니 폭력" 실언 논란

김주영 2022. 9. 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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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명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이 "(가해자가) 좋아하는데 (피해자가) 안 받아주니 폭력적 대응을 했다"는 실언을 해 도마에 올랐다.

이 의원은 서울시와 각종 사업소 등에서 민원응대를 하는 직원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다가 신당역 살인 사건을 언급하며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여러 가지 폭력적인 대응을 (살인을 한) 남자 직원이 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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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서 '신당역 살인' 관련 발언.. 與, 맹폭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명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이 “(가해자가) 좋아하는데 (피해자가) 안 받아주니 폭력적 대응을 했다”는 실언을 해 도마에 올랐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질타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시의원은 결국 사과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이른바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한 서울지하철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16일 한 시민이 포스트잇에 추모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하상윤 기자
민주당 소속 이상훈 서울시의원이 한 문제의 발언은 16일 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하던 중 나왔다. 이 의원은 서울시와 각종 사업소 등에서 민원응대를 하는 직원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다가 신당역 살인 사건을 언급하며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여러 가지 폭력적인 대응을 (살인을 한) 남자 직원이 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 의원은 “(가해자가) 31살 청년”이라며 “서울시민이고, 서울교통공사에 들어가려면 나름대로 열심히 사회생활과 취업 준비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해자든 피해자든 부모의 심정이 어떻겠느냐”라고 되물으면서 “다음 주에 아들이 군대에 입대하는데, 아버지의 마음으로 미뤄봤을 때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억장이 무너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 직후 현장에서 일부 의원들이 수군대는 모습이 포착됐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련 기사 댓글란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런 사람을 시의원으로 뽑았나”, “피해자가 자기 딸이어도 그렇게 말할 수 있겠나”, “유족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아니냐”, “사과하는 걸로 끝낼 게 아니라 사퇴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살인은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또 “가해자 아버지의 마음으로 사건을 바라보며 감정이입 하기 전에, 피해자와 그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서울시의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상훈 서울시의원이 16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에 관한 실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유튜브 캡처
논란이 확산하자 이 의원은 사과문을 내 “신당역 사건은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될 사건이었다”며 “경솔한 발언으로 피해자와 유가족께 깊은 상처를 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 서울시당도 “오늘 이 의원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피해자와 유가족, 시민 여러분께 사죄드리며 즉각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징계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서울지하철 신당역사 내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던 서울교통공사 소속 20대 여성 역무원이 입사 동기 전모(31)씨에게 살해당한 사건이다. 전씨는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의 피해자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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