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서실장, 대통령 정신이상 징후 분석한 책 매뉴얼로 삼았다

김나영 기자 2022. 9.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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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이 정신과 전문의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건강에 문제를 제기한 책을 몰래 구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해당 책을 트럼프 대통령의 비합리적 행동에 대처하기 위한 매뉴얼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10월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행정부 전반기 내각의 핵심이었던 존 켈리 전 미 백악관 비서실장(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가디언은 이 같은 사실이 이달에 출간할 예정인 책 ‘분할: 트럼프의 백악관 2017-2021′에 실렸다고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책은 피터 베이커 뉴욕타임스(NYT) 백악관 출입기자와 수전 글래서 뉴요커 기자가 공동 집필한 것으로, 트럼프 미 행정부 시절 이들이 취재한 내용이 담겼다. 책에 따르면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정신과 의사가 쓴 책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를 구입했다. 켈리 전 실장은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정신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책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는 미국의 정신과 의사, 정신분석학자 등 27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상태를 분석한 글을 엮은 책이다. 책에는 트럼프의 정신건강이 미국인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첫 해인 2017년 출간된 이 책은 그 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책을 ‘2017년 가장 대담한 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편 이 책은 공인의 정신 상태에 대해 논한다는 점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책의 편집자이자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로 재직한 밴디 리 박사는 2018년 가디언 칼럼에서 “우리는 골드워터 규칙을 지켜야 하나, 정신 건강 전문가들은 대중이 심각성을 알아채기 전에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며 “공인의 건강은 그것이 공중 보건에 위협이 되기 전까지만 개인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골드워터 규칙은 정신과 의사가 직접 진단하지 않은 공인의 정신상태에 대한 의견을 대중매체에 제시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는 규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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