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했던 '지구오락실' 뒤엎은 나영석 PD의 묘수, 시즌2에 쏠리는 기대 [TEN스타필드]
태유나 2022. 9. 17. 06:44
≪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지구오락실' 종영, MZ세대와 손 잡은 나영석 묘수 통했다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확연한 차이는 세대에서 드러났다. 그간 이서진, 차승원, 강호동 등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던 나영석이 MZ세대 여성들과 손을 잡은 것. 이는 어느 순간 익숙한 출연자들과 작업해오고 있음을 깨달은 나영석의 변화였다. 편함을 버리고 도전을 선택한 것. 나영석 PD는 "매너리즘까진 아니지만 오래 작업했던 편한 분들하고 하는 저를 발견했다. 어느 순간 내가 새로운 출연자와 일한 지 꽤 오래됐구나 싶었다. 새로운 작업을, 그동안 하던 작업과 먼 결의 작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가 눈을 돌린 곳은 유튜브였다. 나 PD는 "MZ세대 아이콘인 이영지가 탐났고, 어떤 분들과 해도 맞겠다 싶었다. 출연자이기도 하지만 이영지, 미미 등 각자가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또 젊은 에너지를 보듬어줘야 할 사람으로 이은지를 생각했다. '회장님'이라는 유튜브를 보면서 버라이어티도 잘하겠구나 싶었다. 긍정적인 막내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 안유진을 캐스팅했는데, 내 생각과 다른 결과가 나와서 나도, 여기 있는 출연자들도 다 놀랐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영지의 말대로 김피탕(김치피자탕수육) 같이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이 조합이 환상의 시너지를 만들어낸 것. 이은지는 노련한 예능감으로 중심을 잡았고, '괄괄이' 이영지는 나영석에게조차 '영식이 형'이라고 부르는 패기와 넘치는 에너지를 자랑했다. 미미는 특유의 발음과 허당 매력으로 존재감을 뽐냈고, 안유진은 '맑은 눈의 광인'으로 뻔뻔함과 장난스러움을 오가면서도 '엔딩 포즈'는 절대 놓지 못하는 막내미를 더했다. 쉬는 시간임에도 자체 콘텐츠 만들기에도 열을 올리는 이들의 모습은 '신서유기'에서의 강호동, 은지원, 이수근 등과는 현저히 다른 온도를 보였다.
여기에 멤버들에게 호되게 당하는 제작진의 모습은 반전 웃음을 선사했다. 작정하고 준비한 토롱이와의 숨바꼭질이 15분 만에 종료되고, 준비한 게임을 다 했음에도 더 하자는 멤버들로 인해 당황하는 것도 모자라 제발 조용히 가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MZ세대들의 모습에 '47세' 나영석 PD가 진땀을 흘리는 모습은 '뿅뿅 지구오락실'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됐다.
이에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 지난 7일 나영석 PD는 '채널 십오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시즌2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시즌2는 'ASAP',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선보이겠다는 것. 시즌1이 종영한 후 PD와 작가 등 제작진이 몇 주 동안은 휴가를 다녀온다며 복귀와 함께 시즌2 준비 작업을 시작해서 늦지 않도록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멤버들 역시 언제 다시 여행가냐고 연락이 올 정도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방송된 '뿅뿅 지구오락실' 시즌1 마지막 회 감독판에서도 제작진은 영상 말이 '곧 다시 돌아옵니다'라는 문구로 시즌2를 예고했다.
익숙함에 새로움을 더한 나영석 PD의 묘수는 완벽했다. 본인이 잘하는 것을 하면서도 같은 자리에만 머물지 않고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에서 22년 차 베테랑 예능 PD의 역량을 또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지구오락실' 종영, MZ세대와 손 잡은 나영석 묘수 통했다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여자 판 '신서유기'로 불렸던 tvN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이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세계관과 게임 등 포맷만 보면 전혀 신선할 게 없던 식상한 예능이지만 나영석 PD는 또 한 번의 반전을 선사했다. 듣도보도 못한 조합으로 환상의 케미를 만들어낸 것. 익숙함을 버리고 MZ세대, 유튜브 출연자들로 눈을 돌린 나영석의 묘수가 제대로 통했다.
'뿅뿅 지구오락실'은 지구로 도망간 달나라 토끼를 잡기 위해 뭉친 4명의 용사가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치는 신개념 하이브리드 멀티버스 액션 어드벤처 버라이어티 콘셉트의 예능. 장황한 설명이지만, 사실상 그간 나영석 PD가 해왔던 '신서유기'의 자기복제와도 같다.
게임 종목부터 기상미션, 여행이라는 콘셉트까지 모두 '신서유기'에서 가져왔기 때문. 여섯 요괴의 용볼 쟁탈전 '신서유기'를 달나라 토끼 토롱이를 잡기 위한 4명의 지구 용사로 바꾼 정도다. 비주얼과 반전 매력을 맡는 막내 캐릭터부터 멤버들을 아우를 수 있는 맏언니 예능인 등의 조합도 '신서유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뿅뿅 지구오락실'은 지구로 도망간 달나라 토끼를 잡기 위해 뭉친 4명의 용사가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치는 신개념 하이브리드 멀티버스 액션 어드벤처 버라이어티 콘셉트의 예능. 장황한 설명이지만, 사실상 그간 나영석 PD가 해왔던 '신서유기'의 자기복제와도 같다.
게임 종목부터 기상미션, 여행이라는 콘셉트까지 모두 '신서유기'에서 가져왔기 때문. 여섯 요괴의 용볼 쟁탈전 '신서유기'를 달나라 토끼 토롱이를 잡기 위한 4명의 지구 용사로 바꾼 정도다. 비주얼과 반전 매력을 맡는 막내 캐릭터부터 멤버들을 아우를 수 있는 맏언니 예능인 등의 조합도 '신서유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확연한 차이는 세대에서 드러났다. 그간 이서진, 차승원, 강호동 등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던 나영석이 MZ세대 여성들과 손을 잡은 것. 이는 어느 순간 익숙한 출연자들과 작업해오고 있음을 깨달은 나영석의 변화였다. 편함을 버리고 도전을 선택한 것. 나영석 PD는 "매너리즘까진 아니지만 오래 작업했던 편한 분들하고 하는 저를 발견했다. 어느 순간 내가 새로운 출연자와 일한 지 꽤 오래됐구나 싶었다. 새로운 작업을, 그동안 하던 작업과 먼 결의 작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가 눈을 돌린 곳은 유튜브였다. 나 PD는 "MZ세대 아이콘인 이영지가 탐났고, 어떤 분들과 해도 맞겠다 싶었다. 출연자이기도 하지만 이영지, 미미 등 각자가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또 젊은 에너지를 보듬어줘야 할 사람으로 이은지를 생각했다. '회장님'이라는 유튜브를 보면서 버라이어티도 잘하겠구나 싶었다. 긍정적인 막내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 안유진을 캐스팅했는데, 내 생각과 다른 결과가 나와서 나도, 여기 있는 출연자들도 다 놀랐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영지의 말대로 김피탕(김치피자탕수육) 같이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이 조합이 환상의 시너지를 만들어낸 것. 이은지는 노련한 예능감으로 중심을 잡았고, '괄괄이' 이영지는 나영석에게조차 '영식이 형'이라고 부르는 패기와 넘치는 에너지를 자랑했다. 미미는 특유의 발음과 허당 매력으로 존재감을 뽐냈고, 안유진은 '맑은 눈의 광인'으로 뻔뻔함과 장난스러움을 오가면서도 '엔딩 포즈'는 절대 놓지 못하는 막내미를 더했다. 쉬는 시간임에도 자체 콘텐츠 만들기에도 열을 올리는 이들의 모습은 '신서유기'에서의 강호동, 은지원, 이수근 등과는 현저히 다른 온도를 보였다.
여기에 멤버들에게 호되게 당하는 제작진의 모습은 반전 웃음을 선사했다. 작정하고 준비한 토롱이와의 숨바꼭질이 15분 만에 종료되고, 준비한 게임을 다 했음에도 더 하자는 멤버들로 인해 당황하는 것도 모자라 제발 조용히 가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MZ세대들의 모습에 '47세' 나영석 PD가 진땀을 흘리는 모습은 '뿅뿅 지구오락실'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됐다.
이에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 지난 7일 나영석 PD는 '채널 십오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시즌2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시즌2는 'ASAP',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선보이겠다는 것. 시즌1이 종영한 후 PD와 작가 등 제작진이 몇 주 동안은 휴가를 다녀온다며 복귀와 함께 시즌2 준비 작업을 시작해서 늦지 않도록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멤버들 역시 언제 다시 여행가냐고 연락이 올 정도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방송된 '뿅뿅 지구오락실' 시즌1 마지막 회 감독판에서도 제작진은 영상 말이 '곧 다시 돌아옵니다'라는 문구로 시즌2를 예고했다.
익숙함에 새로움을 더한 나영석 PD의 묘수는 완벽했다. 본인이 잘하는 것을 하면서도 같은 자리에만 머물지 않고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에서 22년 차 베테랑 예능 PD의 역량을 또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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