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괴물' 김민재, 세리에A-UCL에서 기량 만개.. 월드컵도 기대된다[스한 위클리]

이정철 기자 2022. 9. 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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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수비 괴물' 김민재(26·SSC 나폴리)가 뜨겁다. 올 시즌 이적시장에서 여러 유럽팀들의 러브콜을 받더니, 이탈리아 프로축구 나폴리의 유니폼을 입은 후 곧바로 팀 수비진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세리에A 무대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까지 모두 김민재를 위한 무대처럼 보일 정도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을 앞세워 시즌 초반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유럽 4대리그에 입성한 김민재

김민재는 2017시즌 전북 현대에서 혜성같이 등장해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부상으로 인해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후 대표팀 핵심으로 부상했다. 빠른 발과 뒷공간 커버 능력, 공중볼 싸움까지 부족한 면이 없었다.

축구팬들은 '대형 수비수' 김민재의 유럽 진출을 원했다. 하지만 김민재의 선택은 중국행이었다. 2019시즌 베이징 궈안에 유니폼을 입었고 2021시즌 여름까지 활약했다. 김민재는 중국에서도 맹활약을 펼쳤지만 유럽행을 원하는 축구팬들의 마음을 긁어주지 못했다.

김민재는 2021년 여름 터키 페네르바체 SK에 입단했다. 드디어 유럽 진출을 이뤄낸 셈이다. 터키리그에서도 김민재의 수비력은 돋보였다. 어느덧 유럽 4대리그(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가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결국 김민재는 2022~2023시즌을 앞두고 유럽 4대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에 입성했다. 나폴리는 그 중에서도 리그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강팀이었다. '월드클래스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의 첼시 이적 후, 그의 후임자로 온 것이라 관심도 한 몸에 받았다.

김민재로서는 큰 도전이 시작됐다. 엄청난 기회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냉혹한 평가와 함께 유럽 4대리그에서 통하지 않는 선수로 낙인찍힐 수 있었다. 하지만 김민재는 시즌 초반 놀라운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세리에A 베스트 11, UCL 맹활약…'괴물'이 된 김민재

김민재에게 가장 걱정되는 것은 적응력이었다. 새로운 리그와 나라의 특성, 낯선 팀 동료들과의 관계 등이 김민재를 괴롭힐 수 있었다.

하지만 김민재는 세리에A 개막전부터 자신의 역량을 드러냈다. 지난달 16일 베로나전에 나선 김민재는 풀타임을 뛰며 총 94번의 볼터치를 했다. 이는 이날 경기를 뛴 양 팀 선수를 모두 통틀어 가장 많은 볼터치였다. 팀에 이제 막 합류한 신입생이 나폴리 후방 빌드업에 중심이 된 셈이다.

김민재는 두 번이나 기회를 창출했고 90%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했다. 더불어 수비에서도 상대와의 경합을 이겨내며 8번이나 공간 커버에 성공했다. 태클도 한 차례 성공했다. 공수에서 모두 맹활약한 셈이다.

기세를 탄 김민재는 세리에A 2라운드이자, 홈 개막전이었던 AC몬차와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기록했다.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피오트르 지엘린스키가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안에 위치했던 김민재가 정확한 헤더로 상대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김민재는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가 선정한 8월 세리에A 베스트 11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4일 라치오와의 세리에A 5라운드에서 김민재는 전반 38분 지엘린스키의 코너킥을 또다시 헤더로 연결해 동점골을 만들었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을 앞세워 라치오를 2-1로 꺾었다.

ⓒAFPBBNews = News1

흐름을 잡은 김민재는 UCL에서도 '거함' 리버풀을 무너뜨렸다. 지난 8일 UCL 조별리그 A조 1차전 리버풀과의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수비 진영에서 루이스 디아스, 모하메드 살라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내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유럽축구 통계매체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볼터치 50회, 패스 정확도 83%, 볼 경합률 100%, 클리어 6회, 가로채기 2회, 태클 3회, 슈팅 수비 3회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UCL 결승전까지 올랐던 리버풀의 공격진을 완벽히 막아낸 셈이다. 김민재는 수비진 중 가장 높은 평점 7.29를 기록했다.

김민재는 15일 UCL 조별리그 A조 2차전 레인저스전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안정적인 수비력을 과시했다. 별들의 무대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김민재다.

UCL 무대에서 아시아 출신 중앙 수비수가 이름을 떨친 적은 없었다. UCL 우승을 거머쥐었던 미드필더 박지성, 2018~19시즌 UCL 준우승을 기록했던 공격수 손흥민, 박지성과 함께 PSV 아인트호벤 시절 UCL 4강에 올랐던 윙백 이영표 등 다른 포지션에서 활약한 아시아 선수들은 많았지만 중앙 수비수는 배출되지 않았다. 김민재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셈이다.

▶쏟아지는 극찬 세례… 월드컵에서도 맹활약 이어갈까

곧바로 나폴리의 중심 선수로 우뚝 선 김민재에게 현지 언론의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 메르카도는 UCL 1차전 리버풀전이 종료된 후 "김민재 덕분에 공중볼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바위처럼 단단한 수비를 보였다"고 호평했다.

ⓒAFPBBNews = News1

영국 매체 90min 또한 김민재의 리버풀전 활약에 대해 "헤더와 클리어링 능력을 보여줬다. 수비를 잘했고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극찬했다.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나폴리24는 UCL 2차전 레인저스전이 종료된 후 "(레인저스의 공격수) 알프레도 모렐로스는 버팔로라는 자신의 별명답게 경기에 임했으나 김민재는 이를 신경 쓰지 않았고 그가 생각하는 대로 맞섰다. 마치 벽 같았다"고 김민재의 수비력을 칭찬했다.

나폴리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도 UCL 2차전이 종료된 후, 김민재 칭찬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공이 올 때 우리는 수많은 공을 걷어냈며 반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김민재는 엄청난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김민재에게 언론과 감독이 모두 극찬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뽐내고 있는 김민재. 자연스럽게 오는 11월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무대에서 그의 활약상에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팀에서 후방 빌드업과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춘 김민재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유럽 무대를 휘젓고 있는 김민재가 월드컵에서도 맹활약을 펼쳐 '월드클래스 수비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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