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마무리·특급 유망주 포수가 만드는 드라마 "경기 마무리하는 모습, 스토리될 것"

윤세호 2022. 9. 17. 06: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G 마무리투수 고우석.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약 3년 전이었다. 마무리투수로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LG 고우석은 당시 경남중학교 3학년이었던 포수 김범석을 도왔다. 프로 선수들과 함께 김범석에게 야구 용품을 지원하며 김범석이 고등학교에서도 야구를 이어가기를 바랐다.

3년이 지났고 당시 인연이 기가 막히게 이어졌다. 지난 15일 신인 드래프트에서 LG는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김범석을 지명했다. 당초 김범석이 3순위 지명이 예상되면서 기대를 걸지 않았던 LG는 함박미소를 지으며 김범석을 호명했다. 드래프트 행사장에서 LG 차명석 단장은 “김범석이라 뽑았다. 어떻게 김범석을 넘어갈 수 있나. 김범석이라는 고유명사는 앞으로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며 김범석의 성공을 자신했다.

베스트 시나리오가 실현됐다. LG는 올해 초부터 김범석 혹은 휘문고 내야수 김민석 지명을 영순위로 뒀다. 팀내 좌타자가 많고 김민석도 좌타자인 점을 고려하면 포수이자 우타자인 김범석에게 조금 더 무게가 쏠렸다. 하지만 김범석이 올해 고교리그 최다 홈런 9개를 터뜨리면서 주가가 치솟았다. LG 백성진 스카우트 팀장은 지난주 “김범석 지명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며 김범석이 앞에서 지명될 것으로 예상했다. 백 팀장은 김범석이 아닌 투수 지명을 계획하며 다시 후보군을 추렸다.

그런데 설마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3순위 롯데가 김민석을 지명하면서 LG에 희망이 보였다. 4순위 NC가 신영우, 5순위 SSG가 이로운을 지명했고 6순위 키움이 김건희를 지명하는 순간 차 단장은 “OK! 우리에게 김범석이 오는 구나!”라고 외치며 마이크를 기다렸다. 유강남 다음 포수를 두고 고민이 많았던 차 단장, 비시즌에도 홀로 김범석의 훈련 모습을 지켜봤던 백 팀장의 바람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청소년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인 김범석(왼쪽)과 김서현. 제공 |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더불어 LG 선수단에는 김범석과 남다른 인연을 지닌 선수가 있다. 고우석은 16일 우천취소된 잠실 KT전에 앞서 3년 전 김범석에게 도움을 준 순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고우석은 “솔직히 좀 놀랐다. 당시 김범석이라는 중학생 선수가 정말 야구를 잘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느덧 3년이 지났고 우리 팀에 오게 됐다”며 “김범석이 당시를 기억할지는 모르겠는데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다. 좋은 선수를 도와준 것만으로도 나는 좋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당시 김범석 선수의 상황을 듣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야구를 계속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근데 우리 팀에 온다고 하니까 신기하다”고 했다. 고우석은 3년 전 김범석을 도우면서 ‘나중에 프로 오면 배터리를 이루자’고 했던 것에 대해 “김범석 선수에게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지금까지 힘든 상황 잘 이겨냈으니까 앞으로 힘든 상황도 잘 이겨낼 것이라 본다. 좋은 멘탈을 가진 선수라고 들었다”며 “가까운 시간에 함께 경기를 하면서 경기를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나름 스토리도 되면서 좋지 않을까”라고 미소지었다.

고우석은 6년 전인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에 1차 지명을 받았다. 이후 김범석까지 6명이 고우석처럼 1차 지명 혹은 1라운드 지명으로 LG에 지명됐다. 고우석은 매년 후배들이 생기는 것에 대해 “선배님들이 이제는 2004년생이 야구를 한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나는 잘 모르겠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크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내가 프로에 왔을 때도 띠동갑 정도인 선배님이 계셨다. 나도 나중에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LG가 투수가 아닌 야수를 드래프트 첫 번째로 지명한 것은 8년 만이다. 2014년 2015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포수 김재성을 지명했고 이후 지난해 조원태까지 투수를 가장 먼저 선택했다. 김재성이 지난겨울 FA 박해민 보상 선수로 삼성으로 이적했지만 LG는 김범석으로 포수 유망주를 수혈했다.

차 단장은 “김범석은 합류하면 몸부터 체크하고 몸부터 만들 게 할 것이다. 실력은 의심하지 않는다. 1루로 보낼 생각은 전혀 없다”며 “유강남과 김범석이 10년 차이 나지 않나. 내년에 유강남과 함께 뛰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유강남 다음을 이어가는 포수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김범석 육성 계획을 전했다.

bng7@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