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미그기는 안돼".. 폴란드, FA-50 사면서 러시아 '손절'했다 [박수찬의 軍]
국산 경공격기 FA-50이 항공우주산업 선진국인 유럽에 진출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16일 폴란드 군비청과 FA-50 48대를 수출하는 이행계약을 체결했다.
KAI는 폴란드 정부 및 현지 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현지 생산기지와 FA-50 창정비(MRO) 센터를 설립하고 국제비행훈련학교 운용도 추진할 계획이다. 공군도 FA-50 운용경험을 전수하고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폴란드 측은 오는 11월 F-16 운용 경험이 있는 조종사들을 한국으로 파견해 관련 교육을 받게 할 계획이다.
◆러시아 기종 퇴출…FA-50 개량형 ‘급구’
미국산 F-16 전투기를 쓰는 폴란드는 F-35A 스텔스 전투기 32대를 주문하는 등 공군력의 서구화를 진행해오고 있었지만, 노후 기종인 러시아산 미그-29와 SU-22 전투기 40여 대도 운용중이었다.
폴란드가 운용중인 F-16의 추가 도입은 제작사인 미국 록히드마틴이 F-35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 최신 개량형인 F-16V는 첨단 전자장비가 대거 탑재되면서 도입비가 F-16 계열 중에서는 저렴하지 않은 수준에 이르렀고,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도 짧지 않았다.
스웨덴 사브 그리펜, 프랑스 닷소 라팔, 유럽 에어버스의 타이푼 전투기는 폴란드가 쓰지 않는 기체라 별도의 군수지원체계를 구축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상황이었다.
K-2PL 전차와 K-9PL 자주포 대량 도입, AH-64E 96대 구매 등 초대형 무기도입을 연이어 진행중인 상황에서 고가의 첨단 전투기까지 대량으로 들여오는 것은 폴란드의 경제력 측면에서 쉽지 않았다.
FA-50은 기술과 상호운용성 등의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다. 폴란드군이 무기를 도입할 때는 수요, 현대화 수준, 인도 시기, 호환성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FA-50은 이같은 기준에 부합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수출을 기점으로 앞으로는 더욱 효율적인 비용구조를 갖고 FA-50 해외 판매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폴란드 공군의 작전 효율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현재 폴란드 공군에서 현대전을 치를 능력을 갖춘 기종은 F-16뿐이다. 지상군 지원과 기종전환훈련, 공중초계 등의 임무가 F-16에 집중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FA-50 48대가 도입되면 지상군 근접지원과 공중치안유지, F-35A와 F-16으로의 기종전환훈련 등은 FA-50이 맡을 수 있다. F-16과 F-35A은 제공권 장악을 비롯한 고강도 작전에 쓰일 여유를 얻게 된다.
폴란드 공군이 이미 확보한 F-16 군수지원체계를 FA-50에도 활용할 수 있어 후속군수지원도 용이하다.
◆FA-50 ‘대박’, KF-21 수출로 이어질까
폴란드 국방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폴란드가 인수할 FA-50은 한국 공군 FA-50보다 성능이 대폭 향상된 블록 20형에 해당하는 FA-50PL이다.
폴란드는 한국군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FA-50 12대를 2025년 말까지 넘겨받을 예정이다. 첫 기체는 내년 하반기에 인도된다.
폴란드 공군 요구사항이 반영된 FA-50PL 36대는 2025년 말에 인도가 시작돼 2028년 말까지 완료된다. 한국 공군형 FA-50 12대는 2025년쯤 FA-50PL로 개량될 예정이다.
FA-50PL의 핵심은 레이더다. FA-50은 이스라엘 엘타의 EL/M-2032 기계식 레이더를 사용하지만, FA-50PL은 능동형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탑재한다. AESA 레이더는 기계식보다 가볍고 전자전 공격에 대한 방어력이 우수하며, 정비가 쉽고 탐지능력도 우수하다.
FA-50PL에 장착할 AESA 레이더 기종은 명확히 정해진 바 없지만, 엘타가 레이더 업그레이드에 난색을 표시하면서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에서 개발한 기술이 반영된 국산 AESA 레이더가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국방부가 “무장, 작전 범위, 항공 전자 및 레이더 분야에서의 변경으로 향상된 작전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한국 공군 FA-50보다 사거리나 정확도, 파괴력 등에서 우수한 항공무장이 대거 사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데이터링크(Link-16) 체계와 더불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준 피아 식별 시스템(IFF)이 장착된다.
FA-50PL 수출을 계기로 KF-21 전투기의 폴란드 판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폴란드가 KF-21에 관심을 갖는 것은 F-35A의 기술 통제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다. 미국은 구매국이 F-35A의 기술을 엿보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한다. 자국 방위산업 육성을 중시하는 폴란드로서는 배타적 성격이 강한 F-35A보다는 KF-21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변수는 KF-21의 성공적 개발 여부다. 사전에 설정된 개발 일정을 준수하면서 공군의 요구사항을 충족한다면, 지상과 공중에 대한 전략적 타격력을 갖춘 KF-21은 FA-50PL을 훨씬 상회하는 성능을 갖추게 된다.
폴란드 사정에 밝은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는 중장기적으로 FA-50PL의 후속 기종이 KF-21로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보고 있다”며 “KF-21 개발과정이 순조롭다면, 폴란드 수출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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