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쉴게요"..ERA 1.85 에이스의 요청, 왜 사령탑은 받아줬을까

김민경 기자 2022. 9. 17.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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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저 한 턴 쉬어가고 싶습니다."

구창모는 "아무래도 공백기가 길어서 그때는 체력이 떨어졌던 것 같다. 팔도 안 던지다가 던지니까 피로도도 쌓여 있었다. 옛날 같았으면 그냥 던졌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다 꼭 다치는 패턴이 반복됐다. 이번에는 트레이닝 코치님과 감독님께 이야기해서 한 턴 쉬어가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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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 구창모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감독님, 저 한 턴 쉬어가고 싶습니다."

지난달 초였다. NC 다이노스 좌완 에이스 구창모(25)는 강인권 감독대행을 찾아가 휴식을 요청했다. 부상 염려 때문이었다. 당시 구창모는 7월 22일부터 8월 3일까지 등판한 3경기에서 17이닝, 평균자책점 3.71로 주춤했다.

구창모는 사실상 2년 공백을 깨고 마운드로 돌아온 상태였다. 생애 최고 시즌이었던 2020년 15경기, 93⅓이닝, 평균자책점 1.74로 맹활약하다 왼팔 피로골절 문제로 후반기를 거의 다 쉬었고, 지난 시즌은 재활만 반복하다 통째로 날렸다. 지난해 7월 왼쪽 척골 피로골절 판고정수술을 받으면서 올 시즌 초반까지 재활을 이어 가야 했다. 구창모로선 왼팔에 느껴지는 피로감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구창모는 "아무래도 공백기가 길어서 그때는 체력이 떨어졌던 것 같다. 팔도 안 던지다가 던지니까 피로도도 쌓여 있었다. 옛날 같았으면 그냥 던졌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다 꼭 다치는 패턴이 반복됐다. 이번에는 트레이닝 코치님과 감독님께 이야기해서 한 턴 쉬어가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강 대행은 구창모에게 휴식을 주는 결정이 쉽진 않았다. NC는 구창모와 맷 더모디가 선발진에 차례로 합류하면서 5강 경쟁에 탄력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에이스급 투수의 이탈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구창모가 빠졌을 때 투수진 운용을 다시 계산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그래도 선수의 뜻을 존중해줬다. 강 대행은 "나는 편애하지 않는 선에서 선수가 바라고 원하는 것은 가능한 들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면 더 그렇다. 선수들이 거리낌 없이 원하고 바라는 것들, 또 뭘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구는 가능한 들여주려 한다. 오래 건강한 (구)창모를 봐야 하지 않나. 사실 그게 컸다"고 되돌아봤다.

푹 쉬고 돌아온 구창모는 17일 현재 6위 NC가 5위 KIA 타이거즈에 2.5경기차까지 쫓아가는 데 결정적인 몫을 해줬다. 구창모는 지난달 21일 복귀해 등판한 5경기에서 4승1패, 30이닝, 평균자책점 2.10으로 드류 루친스키-맷 더모디 원투펀치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

구창모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한 턴 쉬었던 게 제일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몸 상태가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얼마 남지 않은 시즌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시즌 성적은 16경기 9승4패, 97⅔이닝, 평균자책점 1.85로 리그 최정상급이다. 개인 한 시즌 최다승(10승) 기록을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는 페이스고, NC를 5강으로 이끌 강력한 구위를 꾸준히 자랑하고 있다.

구창모는 "맨날 이 시기, 날씨가 선선할 때 야구를 못해서 늘 아쉬웠다. 지금 야구를 하는 것만으로 감사한데, 지금 순위 싸움이 멀어진 게 아니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 즐겁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팀이 가을야구를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팬들에게 가을야구를 선물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창모는 "(5강이) 눈에 보이는 순위니까. 어떻게든 팀원들이 다 같이 하나의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다. 나 또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최대한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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