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피살' 공무원 유족, 유엔 北대표부에 김정은 상대 서한

기사내용 요약
"현장에서 소주 한 잔으로라도 원한 달래게 해 달라"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북한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 유족이 뉴욕 유엔 북한대표부에 진상 규명과 현장 방문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방미 중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고 이대준씨 유족인 이래진씨가 유엔 북한대표부에 보낸 김정은 국무위원장 상대 서한을 공개했다. 북한 측 접수 거부로 서한은 우편으로 발송됐다.

이래진씨는 서한에서 "동생의 비극적 죽음에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한민족 같은 동포로서 간청한다"라며 이대준씨 사망에 대한 진상조사, 당시 피살 현장 방문 협조를 요청했다.

이씨는 특히 "현장에서 형으로서 쓰디쓴 소주 한 잔이라도 마음을 담아 원한을 달래줄 시간을 만들어 달라"라고 했다. 또 "형으로서 가족을 대표해 진실을 규명하고, 억울함이 없도록 해주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이와 함께 "9월22일에는 동생의 시신 없는 장례식을 치르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씨와 하 의원 등 방미단은 이번 방미 기간 북한을 상대로 장례식 조문단 파견을 요청했었다.

이씨는 "아픔과 원망 속에 살아가야 하지만, 담대하게 이제는 같은 동포로서 자리를 함께할 수 있는 진실 규명에 간절한 도움을 요청한다"라며 판문점에서 유엔을 포함한 삼자 공동 진상조사 만남도 제안했다.

이씨는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데 김 위원장의 통 큰 배려가 시작됐으면 한다"라고 했다.

이씨는 전날인 15일에는 워싱턴DC에서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 중요성을 설파하며 "유엔에서 연설할 기회를 만들어 달라"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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