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87] Fate plays a big r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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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고도 죽은 듯 참아야 하는가. 아니면 성난 파도처럼 밀려드는 재앙과 싸워 물리쳐야 하는가.(Whether ‘tis nobler in the mind to suffer the slings and arrows of outrageous fortune, or to take arms against a sea of troubles, and by opposing end them.)” 셰익스피어 ‘햄릿’의 한 구절이다. 인간은 때로 가혹한 화살을 쏘는 운명에 맞서거나, 굴복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자초한 비극이라면? 그것도 운명으로 여기고 맞서 싸워야 할까?
우디 앨런 감독 작품 ‘윈더 휠(Wonder Wheel∙2017∙사진)’은 이런 질문에 답하는 영화다. 1950년대 후반, 미국 뉴욕의 코니아일랜드. 유원지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지니(케이트 윈즐릿 분)는 자신의 외도로 사랑하던 첫 남편과 헤어지고 지금은 험티(제임스 벨루시 분)라는 남자를 만나 부부로 살고 있다. 하지만 험티와의 삶이 늘 권태롭던 지니는 새로 온 해수욕장 인명구조원 미키(저스틴 팀버레이크 분)와 사랑에 빠져 또다시 외도의 길로 접어든다.
아슬아슬한 생활이 이어지던 가운데 갱스터와 결혼해 떠났던 험티의 딸 캐롤라이나(주노 템플 분)가 등장한다. 캐롤은 미키와 사랑에 빠지지만 둘을 질투한 지니가 캐롤을 갱스터에게 돌려보낼 계획을 세우고 이들의 운명은 파국을 맞는다. 언젠가 지니가 미키에게 물었다. “누군가의 비극이 그 사람 탓이라고 생각해요?(You think a person’s tragedy is their own fault?)” 미키는 이렇게 답했다. “아뇨, 운명이 큰 역할을 하죠.(No. Fate plays a big role.)” 지니는 자신의 결말을 예언하듯 말한다. “그런데 나는 비극을 자초해 버렸어요.(Except, I brought my troubles on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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