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포장김치 11%, 과자 16%.. 끝없는 가격인상 도미노
식품 업체 오뚜기는 다음 달 10일부터 진라면·진짬뽕 같은 주요 제품 출고 가격을 11%가량 올린다고 16일 밝혔다. 다른 식품 업체들과 달리 오뚜기는 2008년부터 13년 동안 제품 가격 동결 정책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작년 8월 한 차례 가격을 인상했고, 1년 2개월 만에 또다시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계속되는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용 급등, 고환율로 인한 출혈로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제과 업체 오리온도 원재료 값 상승에 9년 동안 이어온 제품 가격 동결 정책을 포기했다. 오리온은 결국 초코파이와 포카칩을 비롯한 16개 주요 제품을 평균 15.8% 인상했다. 기름과 감자 같은 주요 원재료 가격이 전년보다 70%가량 오르고, 에너지 비용이 90% 이상 폭등한 탓이다.
추석 이후에도 식탁 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가공식품부터 신선식품 가릴 것 없이 연이어 뛰며 장바구니 물가 충격이 계속되고 있다. 식품 업계 한 임원은 “가격을 언제, 얼마나 올려야 할지 타이밍을 보느라 회사마다 눈치 게임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라면도 과자도 김치도…식탁이 비어간다
국내 주요 라면 회사들이 최근 일제히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농심은 지난 15일부터 신라면을 비롯한 주요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올렸다. 팔도도 왕뚜껑 같은 주요 제품 가격을 10월 1일부터 평균 9.8% 올리기로 했다. 삼양식품도 곧 가격 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라면 업체들이 1년에 최소 한두 차례씩 모두 가격을 올리는 셈이다.
포장김치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5일 비비고 김치 가격을 평균 11%가량 올렸다. 비비고 포기배추김치(3.3㎏)의 마트 판매 가격은 3만800원에서 3만4800원이 됐다. 대상은 다음 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린다.
유제품·육가공품도 줄줄이 올랐다. hy는 이달부터 야쿠르트라이트 가격을 200원에서 220원으로 10% 올렸고, 동원 F&B도 치즈·요구르트 등 9개 제품 가격을 6~23%가량 인상했다. 원유(原乳) 가격 인상도 예고돼 있어 조만간 우유와 유제품 가격 추가 인상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하림과 사조는 편의점에서 파는 닭가슴살 가격을 각각 8.8%와 12.1% 올렸다. 커피믹스·캡슐커피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커피믹스·드립백·캡슐 커피 가격을 평균 8% 올렸다.
배추는 이제 한 포기에 1만원이 넘으면서 ‘금(金)추’라고 불리고 있다. 주부들 사이에선 “가을 김장을 포기했다”는 말이 나온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판매하는 배추 소매 가격은 한 통에 1만204원으로 1년 전(5448원)의 두 배 가까이로 올랐다. 무도 1개에 3908원으로 1년 전(2040원)의 2배다. 양파도 1년 사이 1.3배가량 올랐다.
◇자동차·스마트폰 같은 완제품도 뛴다
자동차·스마트폰·가전제품과 같은 각종 완제품 가격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생산 프로세스에서 최종 단계에 있는 이들 제품의 경우 철강·반도체·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중간재 가격이 오르면 판매 가격이 함께 오를 수밖에 없다.
기아가 19일부터 판매하는 전기차 EV6의 연식 변경 모델의 경우 판매 가격이 4870만~5995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모델 대비 315만~410만원 인상된 가격이다. 앞서 지난 7월 현대차도 전기차 아이오닉5의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판매 가격을 310만~430만원 인상했다. 니켈·리튬과 같은 전기차 핵심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전기차 가격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다음 달 국내에 출시될 예정인 애플의 새 스마트폰 아이폰14(128GB 기준)의 출고가는 125만~175만원이다. 전작인 아이폰 13 대비 16만~26만원 오른 가격이다. 같은 모델의 미국 출고가는 전작과 동일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판매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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