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독감 주의보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주의보가 발령됐다. 지난 2년간 독감 유행이 없었는데 올해는 통상 유행 주의보가 내려지는 시기보다 2~4개월 이른 가을철부터 유행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코로나 재유행이 진정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인플루엔자가 확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16일 “지난주(9월 4~10일) 인플루엔자로 추정되는 의사(擬似)환자가 외래 환자 1000명당 5.1명으로, 이번 유행 판단 기준(4.9명)을 초과해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인플루엔자 유행 주의보는 2019년 11월을 마지막으로 발령되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 이후 개인 위생 준수와 거리 두기 시행 등으로 인플루엔자 환자 발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여름철인 7월부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되더니, 보통 겨울철(11~1월)에 발령되는 유행 주의보가 9월에 내려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2년간 인플루엔자가 유행하지 않아 자연 면역 수준이 낮아진 가운데, 올해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사회 활동이 정상화되면서 유행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인플루엔자는 그동안 백신과 치료제를 통해 잘 관리해온 감염병이며 특히 예방접종이 감염 예방과 중증화 방지에 효과적”이라며 “생후 6개월~만 13세 어린이, 임신부, 만 65세 이상 고령자 등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대상자들은 지정 의료기관과 보건소에서 접종을 받아달라”고 했다.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은 21일 2회 접종 대상 어린이(생후 6개월 이상 만 9세 미만 중 인플루엔자 접종이 생애 처음인 경우)를 시작으로, 10월에는 1회 접종 대상 어린이(생후 6개월~만 13세)와 임신부, 만 65세 이상 고령자로 대상이 확대된다. 질병관리청은 “마스크 착용, 올바른 손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등 개인 위생과 예방 수칙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했다.
코로나와 독감의 ‘트윈데믹’(동시 유행) 현실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이날 코로나 유행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추석 연휴 이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일시적으로 9만명대로 반등했지만, 이후 다시 감소하면서 이날(0시 기준)은 5만1874명을 기록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6차 유행은 사회적 거리 두기 없이도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일상의 멈춤 없이 코로나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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