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中대표단의 여왕 참배 거부
중국 정부 대표단이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에 참배하려 했지만 영국 의회가 이를 거부했다고 BBC, 더타임스 등이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웨스트민스터 홀은 영국 의회 안에 있기 때문에 참배 행사는 의회가 관할하고 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린지 호일 영국 하원의장은 의회 동료들에게 중국 정부 대표단의 참배 요청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참배 거부와 관련,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아직 (관련) 보고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영국 의회 의장실은 관련 답변을 거부했다. 영국 하원은 보안과 관련이 있는 사항이므로 이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영국이 중국에 갖고 있는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두 나라는 신장 위구르, 대만, 홍콩 등의 이슈를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영국은 미국과 함께 정치와 외교·안보는 물론 경제 분야에서 강력한 반중(反中) 전선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10일 리즈 트러스 당시 외무부 장관(현 총리)은 정쩌광 주영 중국 대사를 초치해 “중국은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고 공개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쩌광 대사는 “영국의 무책임한 언사를 단호히 거부하고 강하게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트러스 총리는 평소 “중국은 영국과 세계 안보에 실질적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국 정치권에서는 아예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중국을 초대하지 말자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BBC는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를 제기해 중국 정부의 제재를 받은 영국 의원들이 여왕 장례식에 중국 정부가 초대받은 데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신장 인권 문제를 언급한 영국 의원 7명을 제재하자 이에 맞서 영국 의회는 정쩌광 대사의 의회 관리 구역 출입을 금지했다.
영국 정부는 외교 관계를 맺은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를 장례식에 초청했지만 러시아·벨라루스·미얀마 등 3국에 대해서만 초청장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왕치산 국가 부주석을 여왕 장례식에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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