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감동 없는 이재명號 인선

김현우 2022. 9. 16. 22: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호(號) 인선을 보면 '자신에게 줄을 선 사람=공천'이라는 '가이드라인'이 읽힌다.

주요 직책 인사 면면을 보면 대부분 이 대표를 아주 가까이서 보좌했거나, 이재명 캠프에 사람을 보낸 의원들이 자리한다.

이 역시 이 대표가 인선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

방탄용 특검이나 탄핵을 외치는 '민생 호소인'을 공천하는 것이 아닌 진정 민생을 고민하는 이를 우선하는 공천 가이드라인을 이 대표가 만들어줬으면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호(號) 인선을 보면 ‘자신에게 줄을 선 사람=공천’이라는 ‘가이드라인’이 읽힌다. 주요 직책 인사 면면을 보면 대부분 이 대표를 아주 가까이서 보좌했거나, 이재명 캠프에 사람을 보낸 의원들이 자리한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최측근과 가까운 인사가 임명됐다. 이 대표더러 ‘시대정신’이라고 외친 국립대 교수가 최고위원 후보자로 지명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이 대표 인선은 창업공신들을 위한 논공행상에 가깝다. 인선에 “감동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인사는 만사고 메시지다. 사람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그 조직의 청사진, 리더의 비전을 엿볼 수 있어서다. 지금 민주당 인선은 ‘방탄’에 가깝다. 이재명 지도부는 공천권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하면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차기 총선은 여야 모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정부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이 대표는 차기 대선을 앞두고 리더십의 평가를 받는 과정이다. 그에 따라 여야 공히 ‘대폭 물갈이’를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이 되는 상황이다. 이 대표로선 총선 승리를 위한 물갈이를 명분으로, 공천권을 휘두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도부 인선은 ‘친명’ 일색으로 꾸려졌다. 이 대표가 전당대회 때부터 강조했던 “실력과 실적을 갖췄다면 누구나 국민의 선택을 받도록 하겠다”라는 말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김현우 정치부 기자
당내 적잖은 인사들이 탕평인사를 바랐다. 현재 당 지도부에 합류한 친명계 핵심 인사들도 당직을 나누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총선을 치러야 하는 당 대표자로서 당내 갈등 봉합은 물론, 이 대표가 포용적 리더십, 통합의 리더십을 갖춘 인물임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차원에서였다. ‘이 대표가 더욱 성장했다’는 신호를 보여줄 수도 있었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친문계나 이낙연계, 전당대회에 도전했던 의원들에게까지 당직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해명했다. 이 역시 이 대표가 인선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 이 대표가 포용과 통합의 리더라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면 삼고초려라도 했을 터다.

방탄 진용이 꾸려진 현재, 이 대표는 연일 민생을 외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이 대표의 발화와 달리 주요 당직자들의 입에서는 ‘김건희 특검법’이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시사한 발언들이 튀어나와서다. 정국을 마비시키는 이런 발언이 민생과 무슨 연관이 있는가.

이 대표 윤허 없이, 이런 메시지가 돌출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누가 모르겠는가. 전당대회 맞상대였던 박용진 의원은 ‘민심의 바다’에 뛰어들면 국민이 이 대표를 지켜줄 것이라고 했다. 인선을 마친 지금, 이 대표에게 남아 있는 수단은 많지 않다. 박 의원 말처럼 이 대표를 민생 현장에서 더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 방탄용 특검이나 탄핵을 외치는 ‘민생 호소인’을 공천하는 것이 아닌 진정 민생을 고민하는 이를 우선하는 공천 가이드라인을 이 대표가 만들어줬으면 한다.

김현우 정치부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