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우유가격 '차등가격제'로 결정..올해 우윳값은 리터당 47~58원 인상 전망

사진/낙농진흥회 홈페이지

우유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 내년부터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변경된다. 차등가격제가 도입되면 저렴한 ‘가공유’를 활용한 유가공 제품 출시 확대 등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원유(우유 원료)에 대한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낙농제도 개편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눈 뒤 음용유는 현 가격 수준을 유지하되 가공유는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차등을 두는 제도다. 정부는 가격 차등이 없는 현행 ‘생산비 연동제’로 인해 국산 가공유가 값싼 수입산 가공유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전반적인 우유가격 상승을 불러온다고 판단하고 1년여 전부터 차등가격제 도입을 추진해왔다.

낙농육우협회 등 낙농가는 당초 차등가격제 도입을 놓고 “농가 소득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다. 정부를 고발하고, ‘우유 반납 시위’를 여는 등 반발했지만 지난 2일 열린 협의에서 대승적으로 차등가격제 도입에 협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농림식품부는 “내년 1월1일부터 새 제도가 시행되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실무 협의체를 가동해 세부 실행방안 마련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생산자·유업체가 동수로 참여하는 소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20일 첫 회의를 열고 올해 원유가격 협상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림식품부는 “이번 이사회 의결로 국내산 가공용 원유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유가공품 시장 진출이 확대됨에 따라 자급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국내산 원유를 활용한 프리미엄 유제품 출시가 늘어나면 소비자들의 선택권 또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새 제도가 도입되려면 추가 협의와 준비 기간 등이 필요함에 따라 올해 원유가격의 경우 현 생산비 연동제 방식을 준용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연동제를 따르면 원유 가격은 최근 1년 혹은 2년간 생산비 증감분의 10% 내외 범위에서 증감이 결정된다. 작년과 재작년 원유 생산비가 ℓ당 52원 오른 것을 고려하면 원유 가격은 ℓ당 47~58원 오를 수 있다. 이는 2013년 연동제가 시행된 이후 최대 인상폭이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